흑·백 주거 빈부격차 해소 차원
최대 2억7000만원 무이자 대출
아이 18세되면 3300만원 지원도
미국 수도 워싱턴이 생애 첫 주택구매자에게 주는 무이자 대출 한도를 대폭 올리기로 했다.
워싱턴의 심각한 흑·백 인종의 빈부차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다.
 | | 판매 문구가 붙은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 주택. 로이터 |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이 첫 주택구매자 무이자 대출 한도를 20만2000달러(약 2억7098만원)로 올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기존 주택구매지원 프로젝트에 따른 무이자 대출 한도는 8만달러(1억735만원)였다.
가족 규모와 연간 소득에 따라 이보다 최대 3배 이상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새 프로그램은 오는 10월1일부터 시행된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시장은 새 정책에 대해 “집을 소유하는 것이 인종 간의 빈부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흑인의 부(富)를 증진하기 위한 조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2021년 미국 인구 총조사에 따르면 워싱턴 시민의 46%가 흑인이다.
또 2019년의 한 조사를 보면 흑인의 34%만 집을 소유하고 있다.
이는 백인 주택소유율의 절반에 불과한 수치다.
최근 급등한 미국 주택가격도 대출한도 상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존 프로그램으로 대출을 받아 2021년 집을 산 사람들의 주택 평균 구매가격은 35만달러(4억6994만원)다.
현재 워싱턴 집값의 중앙값은 61만9000달러(8억3100만원)에 달한다.
존 팔치키오 워싱턴시 기획경제개발담당 부시장은 “주택 소유가 사람들이 부를 쌓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가격 상승은 많은 사람이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워싱턴은 10월1일 이후 태어난 아이들이 18세가 되면 최대 2만5000달러(3356만원)를 일시금으로 지원하는 정책도 시행한다.
재원은 채권으로 충당한다.
아기채권(Baby Bonds)이라고 이름 붙은 이 정책은 진학이나 사업 등으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이른 가난한 청소년에게 재정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설계되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4인 가구 기준 연간 소득 8만3250달러(1억1186만원) 이하의 가정 아이가 대상이다.
현재 시점에서 지난해 10월 이후 출생자 중 833명이 지원 대상으로 확인됐다고 시 당국을 밝혔다.
AP는 위스콘신·워싱턴·매사추세츠·캘리포니아주(州) 등에서도 비슷한 정책 시행을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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