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TSMC 구마모토 공장 현장
日 정부 적극 구애로 유치… 2023년 말 완공
건설비용 중 4조6000억원 지원 ‘파격’
파운드리 강국 대만과 협업 상징적 의미
반도체 시작 통신·에너지 등 전방위서
美와 협력체제 구축 등 경제안보 강화
中 견제 동참… 美와 새 질서 재편 나서
“사람이 많이 들어올 테니 이런저런 경제적 효과를 볼 것이고, 젊은이 일자리도 늘지 않겠어요. 주민 기대가 크죠.”
일본 구마모토(熊本)현 기쿠치(菊池)군 기쿠요마치(菊陽町)에서 만난 택시기사는 “이곳에 건설 중인 대만 TSMC(대만적체전로제조공사) 공장에 대해 아느냐”는 물음에 거침없이 답했다.
 | 지난 3일 일본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의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공장 건설 현장에 하늘로 솟은 타워크레인 작업이 한창이다.
일본에서는 경제안보의 전초기지이자 반도체 강국의 영광을 재현할 도약대가 될 TSMC 구마모토공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기쿠요마치=강구열 특파원 |
일본 정부의 적극적 구애에 세계 1위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가 이곳에 공장을 짓기로 하고 지난 4월 착공식을 가졌다.
건설비용 1조1000억엔(10조7000억원) 중 4760억엔(4조6000억원)을 일본 정부가 지원한다.
지난 3일 찾은 TSMC 구마모토 공장에서 불과 200m 정도 떨어진 곳에 소니 공장이 있다.
소니 공장에서 차로 5분 정도 거리엔 도쿄일렉트론이 자리 잡고 있다.
3개사가 삼각형 모양으로 자리잡고 있다.
전통의 소니는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이미지센서 제조 세계 1위 회사다.
도쿄일렉트론은 세계 3위의 반도체장비 제조업체. TSMC 구마모토 공장에서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반도체를 고리로 일·대만 협업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의미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세계 선두를 구가하던 일본 반도체업계는 한국, 대만과 같은 후발주자의 거센 추격에 조락(凋落)의 길을 걸었다.
TSMC 구마모토 공장에서는 2024년에는 22∼28㎚(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반도체를 양산할 예정이다.
한국과 대만에서 3㎚까지 기술을 향상한 것과 비교하면 2군 수준의 제품이지만 일본으로서는 거는 기대가 크다.
일본 경제안전보장의 전초기지이자 과거 반도체 강국의 영광을 재현할 도약대가 바로 TSMC 구마모토공장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TSMC 구마모토공장 유치의 의미를 ‘실리콘 아일랜드(Sillicon Island)의 부활, 경제안보의 공헌’(구마모토현)이라는 슬로건에 집약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후반 시동이 걸리던 일본의 경제안보 드라이브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권 출범 후 본격화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10윌 취임 후 첫 국회 소신 표명 연설에서 내각 중점 정책의 4대 기둥 중 하나가 경제안보임을 강조하면서 “전략물자 확보,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대응을 추진해 자율적 경제 구조를 실현하겠다.
강인한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본 정부의 경제안보 드라이는 반도체를 포함한 에너지, 금융, 통신산업 등과 관련한 국내의 정책 강화와 법·제도 정비는 물론 미국과의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전방위적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다
정권 출범과 함께 경제안보 분야를 총괄할 경제안전보장담당상을 신설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경제안전보장추진법을 제정했다.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이 법은 △공급망 강화 △기간 인프라 안전 확보 △첨단기술 연구 민관 협력 △특허 비공개를 골자로 한다.
또 희토류 등 핵심광물, 전기, 가스, 통신, 의약품 등의 조달처 및 재고·부품의 상세 내용 등을 정부가 사전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강화했다.
지난달에는 수송·이동, 컴퓨터, 의료, 네트워크, 에너지 등 국가안보상 20개 특정중요기술을 선정해 5000억엔(4조8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도 정했다.
특정중요기술이란 외부 조직에게 부당하게 이용되거나 다른 나라가 독점하다시피 해 관계가 악화할 경우 안정적인 활용이 어려워져 국가와 국민의 안전이 훼손될 우려가 있는 분야를 말한다.
 | TSMC 공장 부지 인근에는 일본 기업 소니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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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하는 일본은 반도체 동맹 칩(Chip) 4도 적극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에는 미국 정부와 처음으로 외교·상무담당 장관의 경제판 ‘2+2’대화를 개최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새로운 경제질서 구축에도 나섰다.
미·일 정부는 이 회의에서 차세대 반도 공동연구센터를 일본에 건립하고, 2025년부터 2㎚ 최첨단 차세대 반도체를 생산하는 걸 목표로 설정했다.
첨단반도체의 90% 이상을 대만에 의존하고 있는 양국이 중국의 대만 침공 등으로 공급이 중단될 경우에 대비해 대만 의존도를 낮추려 한다는 분석이다.
2㎚ 반도체는 차세대 핵심 기술은 양자(量子)컴퓨터, 인공지능(AI), 첨단무기 생산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간주되고 있다.
기쿠요마치(구마모토)=글·사진 강구열 특파원, 나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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