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병원 측 '괜찮다'고 안심시켰다"
종합병원·대학병원서 “피부 괴사·감염” 소견 받아
 | | MBC 뉴스 캡처 |
30대 여성이 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서 지방흡입 수술을 받은 뒤 피부가 썩어 들어가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수술한 병원은 괜찮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보상을 제대로 안 하더니 오히려 환자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
19일 MBC의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 미용수술을 주로 하는 서울 강남의 의원급 병원에서 양쪽 허벅지 부위의 지방흡입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A씨는 수술 이틀 뒤부터 수술을 받은 부위에서 강한 통증을 느꼈고, 물집이 잡힌 것을 발견했다.
A씨는 “(수술 부위 주변으로 무언가가) 닿기만 해도 아프고, 쓰라리고 따가웠다.
앉는 건 엄두도 못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술한 병원을 다시 찾았는데, 병원에서는 처음에는 단순이 살이 쓸렸다고 말하며 A씨를 안심시켰다.
그러다가 며칠 뒤에는 수술 부위에 고인 물질을 빼내면서도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A씨는 “(병원에서는)‘장액종’이라고 하면서 보자마자 손으로 다 터뜨리고 쥐어짰다”고 말했다.
하지만 2, 3일에 한 번꼴로 진료를 받아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고 점점 더 심해졌고, 그는 참다못해 보름쯤 뒤 찾아간 화상전문병원에서 ‘엉덩이와 다리의 2도 화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럼에도 수술을 한 병원에서는 “피부가 괴사되지 않았다”면서 괜찮다는 말만 반복했다.
다음날 A씨는 종합병원과 또 다른 대학병원을 찾아갔더니 두 병원 모두 “이미 피부가 괴사되고 감염까지 됐다”며 “골든타임을 다 놓쳤고 지금 바로 수술하지 않으면 더 깊이 파고든다”는 충격적인 소견을 내놨다.
결국 A씨는 응급수술을 받았고, 3주 이상 입원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이렇게 쓰인 진료비는 2000만원가량이었다.
그럼에도 수술한 병원은 끝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A씨에게 치료비를 전액 보상받을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은 배상책임보험을 제안했다.
병원 측은 “100% 원장님 과실은 없다”라며 “보험 자체가 최대 70% 보상해 줄 수 있다”라고 전했다.
A씨는 여전히 다리에 감각이 다 돌아오지 않아 바닥에 앉기도 어려운 상황이며, 재활치료비까지 전부 감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병원측은 MBC 취재진의 취재에 “환자 상태가 안정되면 피해 사실을 파악해 합리적인 보상을 하겠다”라면서도 “환자가 정확한 상태를 공유하지 않아 보상을 협의할 수 없었다”라고 환자에게 오히려 책임을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A씨는 해당 병원장을 업무상과실치상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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