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신증설 조건 완화 입법예고
일각선 인문학 계열 축소 우려도
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대학에 가는 2024학년도부터 반도체 등 첨단분야 학과 정원이 늘어날 전망이다.
교육부는 학부 학과 신·증설 조건을 완화한 내용을 담은 ‘대학설립·운영규정 개정안’을 19일 입법 예고한다고 17일 밝혔다.
지난달 발표한 ‘반도체 인재 양성 방안’의 후속 조치다.
 |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기존에는 전문대학·일반대학이 정원을 증원하려면 △교지(校地·땅) △교사(校舍·건물) △교원 △수익용 기본재산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했지만, 개정안에 따르면 첨단분야 학과는 교원확보율(겸임·초빙교수 포함)만 충족하면 신·증설이 가능해진다.
또 국립대학 전임교원 확보율 기준은 80%에서 70%로 내려간다.
대학이 정원을 자체 조정할 때 활용하는 교원 확보율 기준이 폐지돼 학과 간 정원 조정도 쉬워진다.
기존에는 대학이 총 입학정원 범위 내에서 자체적으로 학과별 정원을 조정하려면 전년도 이상 또는 직전 3개년 평균 이상의 교원확보율을 유지해야 했다.
현재 인문사회계열보다 자연계열의 교원 1명당 규정된 학생 수가 적어서 만약 인문사회계열 학과의 정원을 줄이고 자연계열 학과의 정원을 늘리려면 교원을 더 채용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올해 안에 대학설립·운영규정 개정을 완료해 2024학년도부터 적용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재 고2가 대학에 갈 때부터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반도체 등 첨단학과의 학부 정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안에 개정하고, 내년 2월 정도에 정원을 안내하면 2024학년도 대입부터 모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현실에 맞지 않거나 대학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규제를 발굴·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대학 내 학과 정원 조정이 쉬워지면 인문학 계열 학과가 축소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뉴시스 |
정부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 학과에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상황이어서 대학들이 첨단산업 학과 정원을 늘리기 위해 철학과 등 취업률이 낮은 학과 정원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타당한 우려라고 본다”면서도 “사회수요가 변하는 만큼 대학 구조도 변해야 한다.
기초학문 등 육성은 국립대에서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 등으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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