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압수수색 연일 비판
“어떻게 국정원장이 국정원 문건 들고 나오나?”
 |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16일 오전 검찰의 압수수색을 마치고 여의도 자택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조작 의혹’으로 고발 당해 검찰로부터 자택 압수수색을 받은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나 말고 물가를 잡으라”고 정부에 일침을 가했다.
박 전 원장은 17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어떻게 국정원장 한 사람이 국정원 문건을 들고 나오나? 자기들이 (그렇게) 했으니까 나도 (그렇게) 하는 걸로 아나 보다.
왜 국정원을 개혁한 박지원을 잡냐”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그는 “아니 왜 우리집을 압수수색하나”라고 물으며 “삭제했다는 문건은 국정원에 있고 ‘서버 삭제(의혹)’도 국정원에 있다”라고 전날 압수수색에 관한 불만을 토로했다.
진행자가 ‘문서를 자택으로 가져갔나 하는 의심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고 묻자, 박 전 원장은 “국정원이 얼마나 철저하냐면 공관에서 제 딸이 제 개인 짐 싸는데 공관운영관이 와서 지켜보고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제가 해외 나갔을 때 수행한 부서장들하고 찍은 사진이 있는데 본래 정무직 원장 차장까지만 사진 공개가 되고 1급 이하 모든 직원은 안 되는데 그걸 몰랐던 제 딸이 그 사진을 챙기니까 그거 내놓고 가라고 했다”면서 “그렇게 철저한 곳”이라고 맞받았다.
 |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16일 오전 검찰의 압수수색을 마치고 여의도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박 전 원장은 자신이 국정원으로부터 고발 당한 사안에 관해선 “변호사가 말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언론에서 보도가 나온 것과 똑같다”라고 했다.
앞서 국정원은 박 전 원장이 2020년 9월 사망한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표류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첩보 보고서를 실무자에게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며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그를 고발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전날 박 전 원장을 비롯해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및 전 국정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 주요 피의자 자택과 사건 관계자들 주거지 및 사무실 등 총 10여곳을 동시 압수수색했다.
당시 박 전 원장은 집 앞에 대기 중이던 취재진에 “(검찰이) 약 30분에 걸쳐 압수수색했는데 휴대전화와 수첩 5개를 가져간 것이 전부”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이날 박 전 원장은 검찰이 가져간 수첩에 관한 질문에 “제가 누구 만나는 (일정이 기록된) 일정 수첩”이라고 답했다.
국정원장 재직 당시 직무에 관한 내용은 없었냐는 질문엔 “있겠지만, 그것과 (이번 검찰 수사는) 별건”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수첩에 혹시 민감한 내용이 있느냐’는 질문엔 “수첩 가져가면 뭐하나. 자기들 욕한 것밖에 없는데”라고 답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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