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 선바위교 부근에서 물놀이를 하던 초등학생이 물에 빠져 숨진 사건과 관련, 국가와 지자체가 안전 관리 미비 책임을 물어 유족에게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민사12부(부장판사 강경숙)는 A군 유족이 국가와 울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4일 밝혔다.
 | | 울산지방법원 청사. 뉴스1 |
재판부는 국가와 울산시가 A군 유족에게 58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당시 9살이던 A군은 2020년 7월 울산 울주군 선바위교 아래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물에 빠져 숨졌다.
사고가 난 지역은 울산시가 안전관리계획에 따라 안전요원 6명을 배치했는데 사고 당시 안전요원들은 퇴근 전 근무 확인을 받기 위해 인근에 있는 행정복지센터를 갔었다.
사고 지점 수심은 1.7m 정도인데 수심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표지나 위험을 알리는 부표, 접근을 막는 시설 등이 없었다.
사고 발생 일주일 전 이틀 동안 총 100㎜가 넘는 비가 내렸는데 지자체는 안전 실태를 조사하거나 시설물을 점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하천 태화강 일부인 선바위교 일대는 울산시가 2011년 8월부터 총사업비 479억원을 들여 화장실, 주차장 등 기반 시설을 설치해 공원으로 조성하고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하면서 여름철에는 하루 1000명 이상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재판부는 “방문객 규모와 사고 지점 인근 수심 등을 볼 때 관할청이 쉽게 위험성을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도 안전시설 설치 등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름철 방문객이 증가하고 체류 시간이 길어지는데도 안전요원 근무시간을 조정하지 않는 등 사회 통념상 요구되는 방호 조치 의무를 충분히 다했다고 볼 수 없다”며 이유를 밝혔다.
울산=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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