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전문가 ‘7차 핵실험’ 전망
제프리 루이스 비확산연구센터 국장
“실제 그동안 여름 핵실험은 없어”
국내선 코로나 봉쇄해제 후 유력시
“정치적 중요기념일에 실험 가능성”
韓美日외교, 안보협력 확대 논의속
北통일신보 “南, 핵 과녁으로 전락”
제7차 핵실험 준비를 사실상 마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이 장마철을 피해 9월 이후로 핵실험을 미룰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북한이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이동 봉쇄를 해제하고, 도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때 핵실험을 감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미국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비확산 담당 국장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을 통해 “북한에서 많은 도로가 유실되기 때문에 장마철인 여름에는 핵실험을 할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루이스 국장은 “실제 우리는 북한이 그동안 여름에 핵실험을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가을이나 겨울, 봄에 하는 것이 더 일반적”이라며 “최소한 9월까지는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핵실험을 벌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 당국은 그동안 더 빨리 처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면 곧바로 시행하는 전략을 취해왔다”며 “북한이 비가 오지 않는 더 건조한 계절에 (핵실험을) 할 수 있도록 기다리는 것이지 당장 내일이라도 핵실험을 하는 데 방해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루이스 국장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의 목표로 추정되는) 상당수 전술 핵무기를 생산할 야심 찬 계획을 갖게 됐고 이를 멈추기엔 너무 늦었다”고 평가했다.
국내 전문가도 북한이 코로나19 봉쇄가 해제된 후 핵실험에 나설 거라고 전망했다.
한국국방연구원의 전경주·서찬양 연구위원은 이날 ‘북한의 7차 핵실험 지연과 전략적 노림수’ 보고서에서 “지금보다는 북한의 봉쇄가 완전히 해제되고 난 후 북한의 국내 정치적으로 중요한 기념일에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 사진=조선중앙TV 캡쳐 |
보고서는 “핵실험은 북한이 국내 정치적으로나 국제 정치적으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때 사용해야 하는 카드”라며 “국내 정치적으로는 정권의 치적을 크게 과시할 수 있는 시점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핵실험에 필요한 물리적인 준비를 마친 북한이 당장 감행하기보다 추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때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어 “국제 정치적으로는 핵실험보다 더 강력한 대미 압박 카드가 별로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핵실험은 국면 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 결정적 시점에 사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다른 무력 도발을 통해 위기를 고조시키다가 그러한 비용과 위험을 감수할 정도의 이익이 있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핵실험을 단행해 대화(를 통한 협상)로의 국면 전환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편 북한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윤석열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며 대남 핵공격 위협을 노골화했다.
이 매체는 이날 ‘윤석열 정권이 추구하는 대북정책의 진상을 밝힌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우리 정부의 ‘북한 비핵화’ 기조가 “무모하고 어리석은 객기”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윤석열 정권이 끌어들이는 미국의 핵전략자산들의 심상치 않은 준동은 우리로 하여금 핵무력 고도화 결심을 더욱 굳히게 해줄 뿐”이라며 “‘북 비핵화’를 떠들면 떠들수록, 미국의 핵무기들이 반입되면 될수록 남조선은 외세의 치열한 각축전장으로, 2중 3중의 핵과녁으로 전락되기 마련”이라고 위협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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