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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돋보기] 방역 지침, 왜 자영업자만 희생양 삼나요
아주경제 기사제공: 2021-09-15 15:09:11

차량시위 나선 자영업자들 [사진=연합뉴스]


짧고 굵게 끝낸다던 거리두기 4단계가 60일 넘게 이어지자 코로나 종식을 끝내 보지 못한 채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상황이 어렵다던 자영업자들의 구호도 이제는 살려달라는 외침으로 바뀌고 있다.
코로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자영업자들은 칼끝을 잡는 심정으로 "사람 죽이는 방역 정책을 철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5일 자영업자들이 모인 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는 참가자들이 검은 리본을 프로필 사진으로 올렸다.
영업 제한 장기화로 생활고에 시달리다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자영업자들을 추모하기 위해서다.
앞서 경기 평택시에서 노래방을 운영한 사장과 전남 여수의 한 치킨집 사장, 서울 마포구 호프집 사장 등은 경제적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서로 업종은 다르지만, 죽음의 원인은 코로나 여파에 따른 생활고다.
이들 중 마포 호프집 사장 A씨는 자신이 살던 원룸을 처분해 직원들에게 월급을 준 뒤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A씨는 숨지기 전 코로나 직격탄을 맞고 막다른 길목에 내몰린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영업 제한으로 매출이 10분의 1로 쪼그라들었고 1000만원에 달하는 월세와 직원 월급까지 감당해야 했다.
운영 중인 가게 4곳을 1곳으로 줄여보기도 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숨진 A씨 휴대전화에는 채권을 요구하는 문자들이 남아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금지 장기화' 자영업자 부글부글 [사진=연합뉴스]


자영업자들은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방역 조치는 필요하지만, 자영업자들이 유독 '독박 희생'을 강요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예를 들어 영업 제한으로 손실이 나도 임대료는 그대로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결국 손실을 빚으로 메꾸는 형국 속에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는 주장이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와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대위)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즉각 영업 제한을 철폐하고 자영업자들의 손실을 정부가 보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세희 소공연 회장은 "지난 1년 6개월 동안 자영업자들은 66조가 넘는 빚을 떠안았고 하루 평균 1000개, 총 45만 3000개 매장이 폐업했다.
제발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영업시간과 인원을 제한한 방역 지침을 철회하고 자영업자에게 영업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강조했다.
김기호 자대위 공동대표는 "델타 변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현재 방역 정책은 실효성이 없다는 게 입증됐다.
앞으로는 확진자 수가 아닌 위중증 환자를 중심으로 관리하고 개인과 업소의 자율적인 책임방역으로 방역체계를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영업자들이 방역 체계 전환을 요구한 배경에는 정부의 방역 조치가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국무조정실에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자 시간대별 데이터'를 요구했으나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영업 시간 제한이 시간대별 감염 발생 건수를 기준으로 정해지는 게 아닌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이뤄진다는 얘기다.
 

 

자영업자들은 장사할수록 적자인 상황에 정부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고도 꼬집었다.
정부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재난지원금을 5차례 지급했지만 피해 규모에 비하면 금액이 적다는 뜻이다.
실제로 한국자영업연구원이 작년 한·미·일 소상공인 피해지원금 규모를 비교한 결과, 한국의 자영업자 1인당 지원 규모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원에 따르면 자영업자 1인당 지원 규모는 일본 81만5000엔(851만원), 미국 7173달러(830만원), 한국 257만원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자영업자 지원금 비중도 일본(16.2%)과 미국(11.1%)은 10%대였지만, 한국은 6.9%로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방역에 자영업자 희생 강요 말라" [사진=연합뉴스]

 
연구원은 한국이 1인당 GDP 대비 자영업 1인당 지원금 비중을 10% 이상 수준으로 높이려면 지원금을 7조 6000억원 이상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특히 프랑스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에게 각종 세금 납부를 연기하고 사무실 임대비용과 수도·전기·가스료 납부도 뒤로 미루는 등 국가가 대규모로 나라 곳간을 풀어 자영업자 줄도산을 막고 있다.
이에 김기홍 자대위 공동대표는 "영업 제한에는 피해 보상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정부는) 정해진 예산과 관계없이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100% 보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자영업자들의 집단적 불만 표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 900명이 모인 한 오픈채팅방 운영자는 공지에 "(정부가) 변하지 않는다면 걷잡을 수 없는 시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 방역 당국을 압박해 신속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도입을 외치겠다"고 알렸다.
 

[사진=아주경제DB]


홍승완 기자 veryho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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