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모습의 김정은 사진에 “이건 이모티콘”, “살 많이쪘네” 등 자막 입혀 영상 제작
현지 소식통 “주민은 매말라가는데 살찐 채 혼자 웃으며 박수치는 모습 희화화한 것”
 | | 웃으며 박수치는 김정은의 모습에 익살스러운 문구를 입혀 제작된 영상의 한 장면. 자유아시아방송 캡처 |
북한 통치자 김정은을 조롱하는 영상이 중국인들 사이에서 만들어져 퍼지고 있다.
지난 6일 중국 지린(길림)성의 A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일부 중국인들이 김정은의 얼굴을 두고 이를 희화화하는 내용의 문구를 삽입해 영상을 만들어 조롱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지난 3일 RFA에 상황을 전한 이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중국인들 사이에서 웨이신(위쳇)을 통해 퍼지고 있으며, 김정은이 고개를 돌리며 박수를 치는 영상에 그를 비하하는 내용이 입혀져 있다.
A소식통은 “이 영상은 주로 어처구니 없거나 웃기는 상황을 빗대 말할 때 사용된다”며 “북한 주민은 굶주림으로 인해 말라가는 반면 혼자 잘 먹고 살이 찐 김정은은 무엇이 그렇게도 좋은지 밝게 웃으며 박수를 곧잘 치는데, 이를 조롱하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서 A소식통은 “중국에서 김정은을 비하하는 영상이 퍼지고 있다는 것은 중국인들이 북조선의 지도자를 우습게 여긴다는 방증”이라면서 “인민들이 굶주리고 자유를 박탈당하는 나라의 지도자가 활짝 웃으며 박수를 치는 게 어이없다는 중국 사람들의 생각이 반영되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A소식통은 “현재 김정은의 (박수치는) 영상은 3~4개가 위쳇에서 확산되고 있다”면서 “중국 인민, 특히 젊은층에서 북조선의 지도자와 북한체제를 어떻게 보고 있느냐가 잘 반영돼있는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 | 김정은 조롱 영상의 한 장면. 자유아시아방송 캡처 |
중국 산동성의 다른 현지 B소식통 역시 3일 김정은 조롱 영상의 유포에 대해 “담배를 꼬나들고 활짝 웃는 그의 모습이 중국사람들에게는 북조선의 현실을 도외시한 난폭한 독재자의 웃음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해왔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 조롱 영상들이 젊은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퍼지고 있지만 아직 당국에서는 별다른 제재를 가하고 있지 않다”면서 “북조선 측에서 항의라도 하게 되면 중국 당국에서 웨이신에 제재를 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B소식통은 “지난 2015년 김정은이 3대세습 지도자로 집권한지 3년째 되던 해에도 중국에서는 북조선의 세습체제를 비난하는 영상물이 네티즌 속에서 확산된 바 있다”면서 “굶주림에 시달리는 북조선 인민과 달리 지나치게 뚱뚱한 김정은을 진싼팡즈(‘김씨일가의 3세 돼지’)라며 조롱했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B소식통은 “당시 북한 당국이 중국 측에 항의해서 관련 동영상이 삭제됐다는 근거는 없지만 인터넷에서 일시에 모두 사라진 점을 보면 북한이 중국 정부와 물밑에서 작업한 것으로 추측된다”면서 “이번 김정은의 (박수치는) 영상도 곧 자취를 감출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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