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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갑해서 죽는줄 알았어요" '미세먼지' 역습…시민들 분통
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1-11-26 04:59:55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평소 한강공원에서 사이클링을 즐긴다는 직장인 이모(27)씨는 주말 기간 내내 집안에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지난 20~21일 이틀 동안 수도권 미세먼지·초미세먼지 농도가 최악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코로나가 끝날 기미를 보이니까 이제 미세먼지가 난리"라며 "언제 또 날씨가 나빠질지 알 수가 없으니 마음 놓고 여가도 못 즐기겠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한파가 시작되는 가운데, 미세먼지가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국내 오염원과 함께 중국에서 유입된 먼지가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난방과 전력 생산을 석탄 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은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양의 석탄을 태울 방침이다.
시민들은 "갑갑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발 미세먼지는 국내 요인과 달리 자체적인 노력으로 절감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다시 '미세먼지 악몽' 조짐…중국발 영향 약 32%


주말 기간이었던 지난 20~21일 이틀간 전국은 자욱한 안개로 뒤덮였다.
이날은 미세먼지와 마스크를 뚫고 들어오는 초미세먼지 등 공기질도 최악을 달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주말 기간 동안 초미세먼지는 서울 인천에서 96마이크로그램(㎍), 대구 충남도 76㎍까지 올라가 '매우 나쁨' 수준을 보였다.
정부 또한 미세먼지 비상 저감 조치를 발령, 대기오염물질을배출하는 일부 설비에 대한 사용을 제한했다.


북쪽의 찬 공기가 유입되기 시작한 22일 이후로는 미세먼지 농도도 안정화됐다.
그러나 바람의 방향, 대기 흐름 등에 공기질이 달라지다 보니 언제라도 미세먼지가 되돌아올 수 있다.



한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국내에서 직접 발생한 요인과 해외에서 유입된 먼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2019년 발표한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국제공동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오염물질이 국내 미세먼지 농도에 미치는 영향은 약 32%에 달했다.


중국발 먼지가 한국으로 건너올지 여부는 바람의 방향에 달려있다.
통상 중국 대륙에 밀집된 화력발전소에서 뿜어져 나온 오염 물질은 편서풍을 타고 돌아 국내를 덮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북서쪽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북풍은 이러한 미세먼지의 흐름을 차단해 대기질을 원활하게 한다.
즉, 풍향이 바뀌면 언제라도 미세먼지가 재차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올해 석탄 생산 5500만t 증산…오염물질 증가 우려


특히 올해는 중국의 오염물질 배출량이 이전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대유행이 가신 뒤 경제가 활성화된 뒤로 중국은 유례 없는 전력난을 겪었고, 당국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 생산을 대폭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달 석탄 생산량은 3억5709만t을 기록, 전월(3억3410만t)보다 약 7%가량 증가했다.
지난 2015년 3월 이래 최대치다.



중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전력 부족을 타파하고 가정 난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올해 7월 이래로 154곳이 넘는 대현 탄광의 생산 확충을 허용했다.
올해 4분기(10~12월) 석탄 생산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총 5500만t 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전력 생산의 약 70%를 화력발전에 의존하는 중국 특성상, 석탄 생산이 증가하면 이에 따라 오염물질 배출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까지 피해 입어야 하나" 시민들 분통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중국에서 유입된 먼지 때문에 한국인이 피해를 보는 일을 용납하기 힘들다는 토로가 나왔다.


주말 내내 집안에 틀어박혀 있었다는 20대 직장인 A씨는 "하루종일 갑갑해서 죽는 줄 알았다.
코로나가 끝나도 미세먼지 때문에 영원히 마스크 쓰고 돌아다닐 판"이라며 "왜 중국의 환경 파괴 때문에 우리까지 피해를 입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성토?다.


또 다른 직장인 B(33)씨는 "미세먼지를 절감한다고 버스 운행 줄이고, 고등어 굽지 말라고 하던 적이 있지 않았나. 계속 이렇게 환경오염이 심하면 또 그런 조치를 해야 하는데, 그런다고 중국에서 석탄 발전을 줄이지도 않을 테니 소용 없는 일 아닌가"라며 "국민의 환경권이 달린 일인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항의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19년부터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도입, 편서풍으로 인해 미세먼지가 심각해지는 겨울 기간(12월~다음해 3월) 동안 강력한 오염물질 감축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추진되는 제3차 계절관리제는 △배기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5등급 노후차량의 운행을 제한하고 △친환경 보일러를 가정에 확대 보급하고 △전년보다 에너지를 20%이상 절감할 경우 특별포인트를 제공하며 △에너지다소비건물의 난방온도를 점검하는 방안 등이 있다.


아울러 정부는 장거리 이동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중국과의 공동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앞서 한·중 환경당국은 지난 2월 양국 미세먼지 대응상황을 합동 발표했다.


한국은 계절관리제를 통해 미세먼지가 심각해지는 기간 동안 오염물질 배출을 집중 관리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산업의 친환경 발전 추진 △산업구조 최적화 △소규모 석탄시설 폐쇄 △에너지 절약 및 일부 산업의 오염물 초저배출개조 등을 진행하고 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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