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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선 '이재명 의원 불출마 요구'가 공개적으로 쏟아졌다. 24일 충남 예산군 덕산 리솜리조트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한 이 의원. /뉴시스

[더팩트ㅣ충남 예산=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패배 이후 첫 국회의원 워크숍을 열고 당의 진로, 차기 지도부 선출, 당 혁신 방안 등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였다. 위기에 대한 책임을 함께 나누고 강한 야당으로 거듭나자는 결의문을 채택하며 마무리했지만, 이재명 의원에 대한 공개적인 '불출마' 요구가 빗발치면서 계파 갈등은 한층 달아오른 분위기다. 이 의원은 침묵을 지켰다.

워크숍 2일째인 24일 9시 10분께 의원들이 마지막 일정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다수 의원이 자리를 잡은 가운데 이 의원은 행사 시작 직전인 9시 30분께 모습을 드러냈다. '팀별 토론' 종합 발표와 결의문 채택 및 낭독으로 행사가 끝나고, 이 의원에게 취재진이 몰렸다. 워크숍 직전인 22일 재선 그룹과 친문(친문재인) 의원의 '불출마' 요구에 이어 전날(23일) 전체 토론과 분임 토론에서도 '이재명 불가론'이 제기되면서 그의 입장 표명에 이목이 쏠리면서다.

전날 의원들 간 비공개 토론에서는 "당 지도부와 후보 등 선거를 이끌었던 사람들이 선거 패배에 책임져야 한다", "이재명·송영길 후보를 선출한 과정이 적절했느냐, 그 과정에 문제가 있어서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것이 아니냐" 등의 책임론이 나왔다. 설훈 의원은 이 의원이 참석한 전체 토론 시간에 직접 동반 불출마를 제안하며 논의의 물꼬를 텄다.
차기 당대표 출마를 시사한 설 의원은 지난 22일에도 이 의원실을 찾아 불출마를 압박한 바 있다. 설 의원은 이날 <더팩트>와 만나 "아무도 (이 의원 불출마에 대해 직접) 이야기 안 하고 있어서 마중물이 되고자 먼저 말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에 대한 '비토' 여론은 분임 토론에서도 이어졌다. 전날 민주당은 참석 의원들의 추첨을 통해 15개 조로 나눠 팀별 토론을 실시했는데, 이 의원은 홍영표·박광온 의원 등 친문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과 공교롭게도 같은 '14조'에 편성됐다.

홍영표 의원은 24일 전날 팀별 토론에서 이 의원과 '동반 불출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24일 충남 예산군 덕산 리솜리조트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친 후 인사를 나누고 있는 이 의원(오른쪽)과 홍 의원. /뉴시스

홍 의원도 이날 워크숍 일정 마무리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에게 전당대회 동반 불출마를 우회적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불출마 요청을) 직접적으로 얘기한 건 아니고 이번 전당대회에서 결국은 우리 당을 하나로 단결시킬 수 있고 통합할 수 있는 리더십이 만들어져야 되는데, 그것이 과연 이재명 후보나 나나 출마하는 것이 좋은 건지 아니면 거기에 도움이 되는 건지 아닌지 그런 것들을 우리가 판단해 보자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이어 "저도 당에서 책임 있는 한 사람으로서 그런 것들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이 의원과의 동반 불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다른 친문계 유력 당권주자인 전해철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에 이어 '동반 책임론'을 명분으로 한 비명계의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진 셈이다.

당내에선 문재인 정부와 대선 지선 패배에 대한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책임자들이 당내 단결과 통합을 위해 선당후사해야 하지 않겠냐는 기류가 워크숍을 계기로 번지는 분위기다. 14조에 속했던 고용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반적으로는 선거 패배의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이 의원에게 '조속한 결단을 내려달라'는 요청도 했다고 한다. 조승래 전략기획위원장은 팀별 토론 결과 종합발표에서 "특정한 사람에 대한 책임도 경중은 따질 수 있겠지만 당 구성원 전체가 책임과 반성 필요하다"면서도 "공천 과정에서 국민 상식적 수준에 부합하지 못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이 다수 있었다고 전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원내에서 이 의원 불출마 여론은 절반 이상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의원은 '불출마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침묵을 지켰다. 24일 워크숍 일정이 끝난 후 지지자들에게 사인해주고 있는 이 의원. /박숙현 기자

이 의원은 워크숍 후 '조별 토론에서 나온 이야기에 대한 입장'을 질문받고 "지금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고 국민 고통이 참으로 극심하다. 국민 삶을 책임지는 정당으로 경제 위기 극복 방안이나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할 문제에 대해 한번 깊이 있는 논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는 답변만 하며 말을 아꼈다. 이후 이 의원은 행사장이 위치한 2층에서 1층 로비로 이동하는 내내 취재진의 '출마 여부' 관련 물음에 답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이 의원은 약 10분간 지지자 10여 명의 사진 요청 등에 응한 뒤 10시 15분께 차량에 탑승하고 자리를 떴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은 "유능하고 겸손한 민생정당, 국민과 함께하는 강력한 야당으로 다시 거듭나고,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끊임없이 혁신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전날 의원모임별 선거 평가 보고와 '민주당의 진로'를 주제로 한 '전체 토론', 분임 토론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대선·지선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의 필요성, 지방선거 공천 절차의 적절성, 팬덤 정치에 대한 대응, 미래 정체성에 대한 고민 등이 공통으로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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