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조정안 수용했지만…'배상비율' 놓고 진통 여전
기사작성: 2021-06-16 19:00:00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와 금융정의연대, 전국 사모펀드 사기피해공대위 회원들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분쟁조정 재조정 신청 기자회견을 열고 금감원의 합리적인 분쟁조정 및 배상비율 산정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IBK기업은행이 환매 중단으로 투자자 손실을 야기한 디스커버리펀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 권고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지만, 투자자들과 배상비율을 둘러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사모펀드 피해자에 대해 100% 배상을 전격 결정한 것과 상반되는 행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디스커버리펀드 투자 피해자들로 구성된 기업은행 사기피해대책위원회(대책위)는 금감원 분쟁조정 배상안에 대해 불수용 의사를 밝히고 기업은행과 IBK투자증권, 금융감독원 등을 상대로 매주 무기한 항의집회를 전개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기업은행 본점에서 집회를 개최한 데 이어 17일에는 금감원 본원 등에서 집회가 예고돼 있다.
기업은행은 앞서 지난 11일 이사회를 통해 금감원 분쟁조정 결과와 배상비율 산정기준안에 대해 수락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달 20일 분조위에 상정된 대표사례(부동산펀드, 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 2건에 대한 배상비율을 각각 60%, 64%로 정하고 나머지 투자 피해자에 대해서는 자율조정을 통해 40~80% 수준에서 배상하도록 한 권고안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이번 결정과 관련해 "신속한 자율배상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디스커버리펀드 투자 피해자들은 배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장 자율조정 근거가 되는 금감원 분쟁조정안에는 주부·은퇴자 등 금융취약계층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아 별도의 배상비율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대책위의 주장이다.
대책위 측은 이에 이달 초 금감원에 글로벌펀드 사례에 대한 배상비율 재조정을 신청했으나 금감원이 재조정 신청을 받아들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가장 큰 시각 차를 보이는 것은 배상비율이다.
피해자들은 라임과 옵티머스 펀드와 같이 디스커버리 펀드에 대해서도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에 따른 100% 배상 결정이 합당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책위는 "디스커버리펀드는 투자제안서 설명과 달리, 선순환 채권에 투자한다고 설명하고는 실제로는 후순위 채권에 투자했다"며 "미국운용사의 자산이 동결된 이후에도 디스커버리펀드가 판매된 사례가 있는 만큼 은행 측 잘못이 크다"고 지적했다.
판매주체인 기업은행의 소극적인 배상 관련 행보에 대해서도 성토의 목소리가 높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투자 피해자들은 지난 8일 윤종원 IBK기업은행장과 간담회를 가졌지만 상호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뚜렷한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의환 집행위원장은 "기업은행이 금감원의 분쟁조정 결과를 수용해 피해자 대책에 나서는 것처럼 보이고 있으나 실제 피해에 대해서는 사실상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좀처럼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디스커버리펀드 갈등은 이날 전격 발표된 한국투자증권 사모펀드 피해자 배상 결정과도 비교되는 대목이다.
 정일문 한투증권 사장은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판매책임 소재가 있는 부실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새로운 보상기준에 따라 상품 가입 고객 전원에게 투자 원금 대비 100% 손실을 보상하기로 결정했다"며 "금융소비자 보호와 고객 신뢰회복을 위해 내린 선제적 결단"이라고 밝혔다.
한편 디스커버리펀드 투자자들은 최악의 경우 자율조정 불발에 따른 지루한 법정다툼 대신 강도 높은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의환 위원장은 "민사소송과 같은 법정다툼은 투자 피해자가 아닌 대형은행에만 유리한 구조"라며 "금감원 분쟁조정 비율의 불리함을 넘어 기업은행의 특수성을 반영한 직접 자율배상 100%가 적용될 때까지 기업은행의 후안무치함을 적극 알리는 등 끝까지 현장투쟁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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