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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 '이인제법' 불씨가 된 1997 신한국당 결선투표
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1-07-24 09:00:00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편집자주‘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정당의 당내 경선에서는 이른바 ‘이인제 방지법’으로 불리는 공직선거법의 경선불복 금지 조항이 적용된다.
정당의 공직 후보가 되고자 경선에 참여할 경우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는 게 이인제 방지법의 취지다.


정치인 이인제의 이름이 담긴 해당 법안의 존재는 알아도 언제 어떤 이유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인제 방지법의 역사는 신한국당이 대선후보를 놓고 결선투표를 진행했던 1997년 7월2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7년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은 이회창, 이인제, 이한동, 김덕룡, 이수성, 최병렬 등의 후보가 격돌했다.
1위보다 2위 싸움이 더 치열했다.
1위로 예상되는 이회창 후보가 과반 득표를 얻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자 결선투표 진출을 위한 2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이인제, 이한동, 김덕룡, 이수성 후보는 1%포인트 안팎의 초박빙 승부를 벌였다.
특히 이인제 후보와 이한동 후보는 피 말리는 싸움을 이어갔다.
말 그대로 종이 한 장 차이로 이인제 후보가 2위를 차지했고 결선투표 진출의 주인공이 됐다.



이인제 후보는 결선투표에서 4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대세론을 이끌었던 이회창 후보의 벽은 넘어서지 못했다.
신한국당은 1997년 7월21일 대통령 후보로 정치인 이회창을 선택했다.


이제 1997년 대선은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와 신한국당(나중에 당명 변경으로 한나라당이 됨)이 선출한 이회창 후보의 맞대결로 펼쳐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대선후보 경선의 최종 라운드에 참여했던 이인제 후보는 1997년 9월13일 신한국당을 탈당한 뒤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치인 이인제는 당시 “각 분야의 창조적 인사와 범민주개혁세력과 연대해 과거와는 전혀 다른 국민정당을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치인 이인제의 탈당과 대선 출마는 1997년 대선판을 요동치게 했다.


가장 난감했던 인물은 정치인 이회창이었다.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인제 후보를 이미 꺾었는데 본선에서 다시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당시만 해도 당내 경선에서 패배한 인물이 해당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이회창 후보는 정치인 이인제의 대선 출마로 큰 피해를 봤다.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의 출마로 이회창 후보의 강세 지역 표심이 분산되면서 대한민국 역사상 첫 평화적 정권교체(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의 승리)가 이뤄졌다.



이른바 이인제 방지법이 법으로 제정된 것은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05년이다.
2005년 8월4일 공직선거법 제57조의 2(당내경선의 실시) 조항이 신설됐다.


해당 조항은 정당이 당내경선(여론조사 경선 포함)을 실시하는 경우 후보자로 선출되지 아니한 자는 (해당 선거의 본선) 후보자로 등록할 수 없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 참여했던 인물이 최종 후보로 선택되지 않는다면 탈당을 통해 무소속이나 다른 정당 후보로 대선에 나설 수 없다는 의미다.


이른바 이인제 방지법은 당내 경선 불복을 금지하는 법적인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당내 경선의 방법과 관련해 다양한 평가 요소(청년 가점, 여성 가점 등)를 혼합해 치를 경우 공직선거법 제57조의 2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유권해석도 있다.


그럼에도 당내 경선 결과에 불복해 독자 출마하는 것은 현실에서는 선택하기 쉽지 않은 카드다.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는 데다 본선 경쟁력 확보도 쉽지 않다.
경선 결과에 불복한 정치인이라는 꼬리표는 유권자들에게 부정적 판단의 요소로 다가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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