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5시 한남동 관저를 떠나 사저로 이동한다.
윤 전 대통령 관저 퇴거는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 이후 7일 만이자 2022년 11월7일 서초동 사저에서 관저로 옮긴 지 886일 만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은 오늘 오후 5시 관저를 떠나 사저로 이동한다"면서 "대통령실 수석급 참모 등은 관저를 찾아 배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삿짐 일부는 서초동 사저로 이전했으며, 자택에 대한 수리와 보수도 완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은 관저를 떠나면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지지층에 대한 감사 메시지를 비롯해 사저 이동 전 손인사 등의 방법이 거론된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탄핵 선고 56시간 만에 청와대를 떠나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이동했으며, 차 안에서 지지자를 향해 손인사를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앞으로 최대 10년까지 대통령경호처의 경호를 받을 수 있다.
대통령경호처는 약 40명 규모의 사저 경호팀 편성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5월 취임 후에도 한남동 관저가 정비될 때까지 대통령경호처의 경호를 받으며 6개월가량 서초동 사저에서 출퇴근한 바 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이동할 서초동 사저가 주상복합 아파트라 이웃 주민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고 집회, 시위 우려도 있는 만큼 일단 사저 이동 후 수도권 단독주택으로 다시 거처를 옮길 가능성도 거론된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키우는 반려견과 반려묘가 11마리에 달해 넓은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도 파면 이후 삼성동 사저에 머무르다 한 달 뒤 내곡동으로 옮겼다.
윤 전 대통령이 관저를 떠난 후 사저정치를 지속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 이후 관저에서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를 발신하며 강성 지지층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공개 지지해온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는 지난 9일 관저에서 윤 전 대통령을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은 "나야 감옥 가고 죽어도 상관없지만, 우리 국민들 어떡하나, 청년 세대들 어떡하나"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계엄과 탄핵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이같은 윤 전 대통령의 영향력 행사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부터 내란 혐의와 관련한 정식 형사재판을 받는다.
아울러 다른 사건과 관련해 수사기관 소환 통보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경호처는 14일 윤 전 대통령이 형사재판에 출석할 때 지하 주차장으로 출입하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상황이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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