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극우 세력과 결별해야 한다는 분석 나와
당분간 반(反)이재명 프레임 강화 집중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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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이 자리에서 "권 여당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엄중한 사태를 불러온 것에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본격적으로 조기 대선 체제로 전환한 국민의힘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중도층·무당층을 끌어들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권 유력 대권 후보들보다 더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단 60일에 그치는 짧은 대선 기간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여파로 불리한 지형에 선 여당이 외연 확장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탄핵의 책임이 있다는 불리함을 안고 조기 대선에 임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당 지도부가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대국민 사과를 하는 등 민심을 달래고 있지만, 체감될 정도로 이미 돌아선 여론의 변화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당내에서도 탄핵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선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탄핵이라는 치명적인 정치적 프레임이 어느 때보다 굳혀진 만큼 '포스트 대선' 주도권 경쟁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여당이 대선 승리 가능성을 키우기 위해선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 윤 전 대통령·극우 세력과 결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언근 전 부경대 초빙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아스팔트 보수' 세력과 관계를 단칼에 자르긴 어렵더라도 선을 그을 필요가 충분하고, 특히 윤 전 대통령의 제명·출당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그 토대 위에서 새 출발을 해야 하는 것이지, 윤 전 대통령을 안고 가면서 중도를 끌어들이는 건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당내 비주류 소장파를 중심으로 윤 전 대통령과 절연설과 출당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7일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의 출당 조치와 관계 재정립 등에 대한 의견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비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과 관계는 물 흐르는 방향대로 여론과 지지자들의 마음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보고 저희도 그때 판단할 것"이라면서 유보적인 견해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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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위원장은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무처 당직자 조회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국민 대다수는 사법리스크에 둘러싸인 야당 대표가 대선을 준비하는 데 대해 불안하고 계시고, 범죄자에게 대한민국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고 생각하고 계신다"라고 주장했다. /배정한 기자 |
정작 민주당을 지지하는 여론이 앞선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일부터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1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집권 세력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도는 35.7%, 민주당은 44.8%로 집계됐다. 양 당간 격차는 9.1%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정권 교체론'은 56.9%, '정권 연장론'은 37%로 조사됐다. 특히 중도층에서는 정권 교체론(65.7%)이 정권 연장론(29.6%)보다 두 배 이상 우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 반전이 급선무인 국민의힘은 당분간 중도 표심을 흡수하기 위해 반(反)이재명 프레임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권 위원장은 이날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무처 당직자 조회에서 "국민 대다수는 사법리스크에 둘러싸인 야당 대표가 대선을 준비하는 데 대해 불안하고 계시고, 범죄자에게 대한민국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고 생각하고 계신다"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또 이 대표가 난색을 표한 대선과 개헌의 동시 투표를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를 겨냥한 대망론 흔들기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여권 인사는 통화에서 "특정 인물을 깎아내리고 흠집 내는 전략은 오히려 중도층에 반감을 사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것에 대한 진솔한 사과와 반성, 중도층과 지지하는 분들이 요구하는 정책을 제시하고 다시 한번 왜 여당이 재집권해야 하는 명분과 이유를 밝히고 꾸준히 설득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라면서 "사활을 걸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6.6%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