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조경태 “아직 정신 못 차려…이성 되찾길”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 직후 열린 의원 총회에서 ‘결과를 예상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총회에서는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 입장을 밝혔던 의원들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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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4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를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공개 의총에서 나 의원은 “이런 참담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해서 탄핵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며 “(탄핵 심판) 본안에 들어가면 헌법재판소를 설득하기 어렵다고 생각해 절차 관련 요건으로 각하를 주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나 의원은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결론을 ‘각하 또는 기각’으로 예상해왔다.
그는 전날 새벽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각하나 기각을 전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4일 페이스북에는 “조심스레 대통령의 직무 복귀를 예측해본다”고 적기도 했다.
일각에서 “윤 전 대통령이 탄핵되자 거리두기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자 나 의원 측은 “민주당의 내란몰이로 윤 대통령이 탄핵소추 됐을 때, 파면까지 될 가능성과 위험성을 예상했다는 것”이라며 “섣부른 탄핵소추가 옳지 않다는 일관된 주장을 했다”고 한겨레에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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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수운회관 앞 국민의힘 천막 앞에서 국민의힘 나경원,이종배, 김석기, 김장겸 의원 등이 ‘탄핵 기각’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
나 의원은 전날 파면 선고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참담하다.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한 결정인지 묻고 싶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일당독재 의회 파탄으로 무너지는 적법 절차, 의회 민주주의, 민생과 국익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판단이라 생각한다”고 적었다.
그는 “헌재 결정을 되돌릴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국민의 열망까지 꺾을 수도 없다.
무기력한 패배주의 속에 있어선 안 된다.
이제는 비통함을 넘어 비장한 각오를 다질 때”라고 강조했다.
전날 의총에선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 입장을 밝혔던 의원들에 대한 당 차원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점식 의원 등 친윤계로 분류되는 일부 의원들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의원들을 공론화해야 한다” “특정 의원들이 당을 나가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조기 대선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앞으로 당의 진로나 대선 방향성을 논의해야 한다” 등 다소 격양된 발언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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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
일부 반성의 의미로 “우리당 후보를 내지 말자” “의원들 총 사퇴해야 한다” 등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대다수가 ‘내부 정리’나 ‘아스팔트 지지자 위로’에 집중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친한동훈계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와 인터뷰에서 “그 말을 듣는 순간 ‘아, 이분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것 아닌지,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부정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했다”며 “이성을 되찾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자리로 민생을 챙겨야지 대통령이나 권력자를 쫓아가거나 권력자를 지키는 그런 자리가 아니다”라며 “하루빨리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과 분리 작업에 착수해야 하고 (부정선거론에) 찬성하는 당내 정치인이 있다면 자유통일당으로 옮겨야 한다.
헌재에 수긍하지 못하는 그런 정치인들은 국민의힘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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