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 “尹 파면, 누구도 법 위에 군림 못하는 것 재확인”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4-04 14:56:22

“충격적 상황서도 민주적으로
헌정 질서 바로 세운 회복력
전 세계에 보여준 위대한 국민”

우원식 국회의장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파면 선고를 받고 직을 상실하자 “오늘로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그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것을 거듭 확인했다”며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의 용기와 헌신이 오늘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차기 대통령 선출 전까지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국회와 정부가 참여하는 국정협의회가 적극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4일 우원식 국회 의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국민 특별담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우 의장은 국회에서 진행한 대국민 특별담화에서 “우리는 충격적 상황에서도 헌법 절차에 따라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헌정 질서를 바로 세웠다.
놀라운 민주주의 회복력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의장은 “대한민국은 권력이 국민을 위해서 바르게 행사되도록 통제하는 제도적 역량, 국민적 역량이 강한 나라”라며 “나아가 역사에도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했다.

우 의장은 “대한민국 헌정사는 국민주권을 확립하고 확대해온 역사”라며 “그 도도한 물결을 거스르려는 시도는 반드시 실패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결정은 후대에 엄중한 본보기를 남김으로써 대한민국을 더 단단한 민주국가로 이끌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위대한 국민이 있어 대한민국은 이제 새로운 단계로 나아간다”고 거듭 국민에게 공을 돌렸다.

우 의장은 “현재 국회는 민주적 정통성을 가진 유일한 헌법기관”이라며 “각 정당 간 국회와 정부 간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가쁘게 진행될 대통령 선거 일정이 국정 현안의 블랙홀이 되지 않도록 국회와 정부가 참여하는 국정협의회가 분명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신속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비롯해 당면과제를 빈틈없이 챙기는 일이 중요하다.
그래야 새로 출범할 정부가 빠르게 연착륙할 수 있다”고 했다.

갈등과 분열은 경계하자고 했다.
우 의장은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에는 좌우도 성별도 계층도 지역도 세대도 종교도 없다”며 “모든 마음을 모으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의견이 달라도 서로를 존중하고 우리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또 “혐오와 적대, 배제와 폭력을 단호히 거부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지키는 길이고 통합의 출발”이라고 했다.

우 의장은 여야를 향해 “대립과 갈등, 분열을 부추기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자”며 “당장은 표를 더 얻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정치 기반과 사회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태도가 리더십”이라며 “지도자들부터 포용과 연대의 모범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