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찾은 관광객 시선 엇갈려
"폭력 없어 흥미" vs "지저분·시끄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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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5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며 광화문 장외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26일 외국인 관광객들이 광화문 일대에 설치된 천막 앞을 지나고 있다. /광화문=서다빈 기자 |
[더팩트ㅣ광화문=서다빈 기자] "처음엔 푸드트럭이 줄지어 있는 줄 알았어요. 번역기를 돌리고 시위란 걸 알았죠."
26일 오후 서울 경복궁을 찾은 필리핀 관광객 하비(23)는 인도에 늘어선 파란천막을 영상으로 담으며 흥미로운 듯 말했다. 여행 브이로그를 찍고 있다는 하비에게 더불어민주당이 설치한 천막당사 그리고 장외투쟁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는 "자유를 외치는 목소리가 인상 깊다"며 "필리핀에선 볼 수 없는 상황이라서 신기하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을 포함한 야5당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며 광화문에 천막당사를 세우고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광장 한쪽에서는 야권 관계자들과 지지자들이 천막 안에서 탄핵을 외치고 있었고, 다른 한쪽에선 한복을 입은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같은 공간에서 다른 풍경이 교차했다.
광화문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명소 중 하나다. 몇몇 외국인들은 천막당사가 인상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프랑스에서 온 나신(26)은 "매일 파리에서 시위를 보기 때문에 놀랍지는 않다"면서도 "(한국에서는) 폭력 없이 시위가 진행되는 점이 인상적이다. 자유를 위해 싸우는 것은 멋진 일"이라고 말했다. 유학생 하산(29·튀르키예)은 "천막에 적힌 단어를 잘 몰라 (윤석열) 대통령을 응원하는 것인지 반대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며 "경찰들이 상황을 지켜보면서도 시위를 막지 않고 아무런 개입을 하지 않은 점이 인상 깊었다"고 평가했다.
아슬란(21·아제르바이잔)은 "한국인들이 시위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정중하게 표현하는 모습이 정말 흥미롭다"며 "다른 나라에서는 시위가 매우 적대적인 방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는 정반대"라고 평가했다. 아들과 함께 한국을 찾은 잔나(47·러시아)도 "시위를 하는데 폭력을 안 쓰다니 놀랍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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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들이 경복궁 인근에 설치된 천막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서다빈 기자 |
반면 일부는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주변 소음에 귀를 막고 지나가거나 유튜버들의 무분별한 촬영에 얼굴을 가리기도 했다.
유카(20·일본)는 "'한국에는 청원이나 재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제도가 없는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굳이 (거리에 나와) 민폐를 끼치는 이유를 모르겠다. 시끄럽고 지저분하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수엘른(26·포르투갈)은 "한국인들은 무슨 일이 생기면 거리로 나서는 것 같다"며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12년 만에 천막당사를 부활시킨 민주당은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 선고 때까지 장외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당의 총력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향후 천막 당사를 24시간 체제로 전환하고 국회의원 전원이 광화문 천막 농성에 들어가는 방향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