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유불리 따라 “법원 감사” “정치재판”
법원이 2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선거법 2심에서 무죄 판결한 데 대해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사필귀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재판부를 비판하며 “정치재판”이라고 판결을 깎아내렸다.
이틀 전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에서 기각 판결을 했을 때와 비교하면 입장이 뒤바뀐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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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이재명 대표 항소심 선고 이후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왼쪽)과 천막당사의 민주당 의원들. 뉴시스·연합뉴스 |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를 옭아매던 거짓의 올가미가 마침내 끊어졌다.
애초 말도 안 되는 기소였다”며 “윤석열 검찰의 정치보복 수사에 경종을 울리는 사필귀정의 판결로, 법원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대통령의 정적을 죽이기 위해 지독한 억지 수사로 이 대표를 괴롭혔지만 결국 진실이 드러나고 정의가 승리했다”며 “검찰의 행태는 두고두고 국민의 판단을 받아봐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 본인도 선고 직후 법원 앞에서 “이 당연한 일들을 끌어내는데 이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고 국가 역량이 소진된 것이 참으로 황당하다”며 “이제 검찰도 자신들의 행위를 되돌아보고 더는 이런 국력 낭비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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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선고가 있던 24일 민주당 천막당사(왼쪽) 모습과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의 모습. 뉴시스·뉴스1 |
반면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우리 당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럽고, 대법원에서 신속하게 6·3·3 원칙(선거법 1심은 6개월, 2·3심은 3개월 내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재판해서 정의가 바로잡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 대표 공소사실을 언급하며 “이것을 처벌하지 않는 것은 사법부가 법조인의 양심을 갖고 재판한 게 아니라, 자신들의 정치 성향에 맞춰 재판했다는 방증”이라고 법원을 비판했다.
개별 정치 인사들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2심 무죄 선고는 한마디로 해괴한 정치재판이자, 사법 정의를 파괴하는 정치 테러 행위”(윤상현 의원)라거나 “대선주자가 선거에서 중대한 거짓말을 했는데 죄가 아니라면 그 사회는 바로 설 수 없다”(오세훈 서울시장), “힘 있는 사람에게는 ‘거짓말’이 ‘의견’이 돼 유죄가 무죄로 뒤집힌다면 정의는 없다”(한동훈 전 대표)는 식의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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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헌법재판소. 연합뉴스 |
불과 이틀 전인 24일 한덕수 총리 탄핵심판 결과가 나왔을 때는 여야 입장이 정반대였다.
헌재가 한 총리 사건을 기각한 데 대해 이재명 대표는 당시 “헌재의 결정이야 존중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국민들이 과연 납득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경범죄에 대해서도 다 벌금을 내고 처벌을 받지 않나”라며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이 명확하게 정한 의무를 악의를 갖고서 어겨도 용서가 된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거대 야당의 무리한 입법 폭거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경고”라며 “(민주당이 추진한 탄핵심판이) 9전 9패다.
헌정사에 길이 남을 기록적 패배”라고 했다.
한 총리 사건을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과 연관시켜 “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결과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한다”고 하기도 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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