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서울시장 4선 도전 당시의 발언과 의미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후 10년간의 야인 생활
2021년 재보궐선거를 통한 복귀와 현재 위치
강점(Strength): 10년 서울시정이 남긴 행정 경험
약점(Weakness): 정치권 내 영향력 부족
기회(Opportunity): 중도보수 이미지와 통합 리더십
위협(Threat): 낮은 고정 지지율과 각종 논란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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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
겸손하고 치열하게 선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를 꺾고 서울시민으로부터 4년간 서울시를 다시 맡을 기회를 부여받았다.
1995년 지방자치제 도입 후 최장기 민선 시장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개소식에서의 오 시장의 말을 단순한 선거 유세 과정에서 한 발언으로만 해석하긴 아깝다.
그의 정치 인생도 그야말로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였기 때문이다.
2006년 첫 서울시장 당선 때부터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일구어냈고,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파장으로 시장직에서 물러난 후 10년간 야인 생활을 겪으며 두 차례의 총선 낙선과 당 대표 선거 낙선 등 무수한 정치적 시련을 겪었다.
그때마다 정치권 내에서는 “오세훈은 끝났다”는 말이 돌았다.
하지만 그는 기어코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며 ‘정치적 부활’을 알렸고, 2025년 현재는 여권 내 유력 잠룡으로 부상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인용할 경우 치러질 ‘조기대선’ 레이스에서 오 시장은 다시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닌’ 상황에 놓여 있다.
5% 밑의 저조한 지지율이 계속되고 있다.
확고한 지지층이 약하다는 뜻이다.
토지거래허가제 ‘재지정’ 으로 대표되는 ‘갈 지(之)자 행보’ 논란도 문제다.
하지만 그는 높은 중도층 확장력과 10년간 서울시장으로 다져진 ‘준비된 행정능력’으로 ‘대권’을 거머쥘 수 있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요기 베라의 명언은 이번에도 오 시장을 향하게 될까. 세계일보는 S.W.O.T 분석 기법으로 오 시장의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 요인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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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Strength): 10년 서울시정이 남긴 행정 경험
지방자치제 이후 최장수 민선 서울시장
대규모 도시행정 경험과 중앙정부와의 협업 사례
디자인서울, 한강르네상스 등 주요 치적
관료사회에 대한 높은 이해도
지방자치제 이후 최장수 민선 서울시장
대규모 도시행정 경험과 중앙정부와의 협업 사례
디자인서울, 한강르네상스 등 주요 치적
관료사회에 대한 높은 이해도
1884일, 그리고 1446일.
‘오세훈’이라는 이름 뒤에 ‘서울시장’이라는 직책이 붙은 기간은 23일까지 이렇게 된다.
오 시장은 2006년 7월 1일부터 2011년 8월 27일까지, 그리고 2021년 4월 8일부터 지금까지 시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햇수로 10년, 일수로 3,000일이 넘었다.
1945년 해방 이후 최장수 서울시장이다.
자연히 오 시장의 행정경력은 매우 두텁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할 시 열리는 조기 대선으로 새로 취임하는 21대 대통령은 인수위원회도 없이 취임 첫날부터 ‘대한민국’을 맡아야 한다.
오 시장의 10년 행정 경험은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국민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한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정치인은 정무적 감각뿐 아니라 행정적 경험도 있어야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그가 10년 동안 맡은 ‘서울시’는 대한민국 수도이자 정치·경제·사회 분야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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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시 제공 |
시정 1기 때의 ‘디자인 서울’과 ‘한강 르네상스’가 대표적이며, 시정 2기에서는 신월여의지하도로, 서부간선지하도로 등 자신이 시정 1기 때 계획했던 교통 관련 사업을 마무리 짓는 데 기여했다.
10년간의 행정 경험으로 관료사회를 잘 이해하고 있는 것도 오 시장의 강점으로 분류된다.
한 중앙부처 고위공직자는 “최근 우리 부처와 서울시 관련 행사를 가서 오 시장이 현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보았는데, 우리 부처 현안을 더 잘 이해하고 있더라”며 “우리 부처 메시지로 참고해도 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한 서울시청 관계자는 “10년 전 오 시장은 서울시 공무원들과 부딪히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2기 때는 본인이 현안을 잘 파악하고 있고, 대부분의 실·국장들이 동년배이거나 나이가 어려서 회의에서 실·국장들 의견을 잘 들어주는 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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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
약점(Weakness): 정치권 내 영향력 부족
국회의원 경력의 단절과 낮은 여의도 경험
당내 의원들과의 낮은 스킨십과 영향력 한계
무상급식 사퇴에 대한 비판 여론의 잔존
국회의원 경력의 단절과 낮은 여의도 경험
당내 의원들과의 낮은 스킨십과 영향력 한계
무상급식 사퇴에 대한 비판 여론의 잔존
‘행정’ 분야에서 강점을 보인다는 것은 ‘정치’에는 소원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 시장은 국회의원 경력이 16대 국회에서 4년이 유일하다.
2004년 의원직에서 물러난 후 20년 넘게 ‘여의도’ 경험이 없다.
2016년 20대,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각각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고민정 의원에게 막혀 등원에 실패했다.
이러다 보니 오 시장은 정치권 내 스킨십이 약하다는 평을 받는다.
국회 내부 사정이나 국민의힘 내 역학관계를 쉽게 파악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더구나 국민의힘 의원 다수는 영남권 출신이다.
서울지역 국회의원 48명 중 국민의힘 소속은 11명에 불과하다.
국회 협력을 이유로 의원을 만나려 해도 주로 민주당 의원을 만나야 하는 처지다.
당내 리더십 경쟁에서 오 시장이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당내 상황에서 떨어져 있다 보니 당 장악력이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 2월 오 시장은 국회도서관에서 지방분권형 개헌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는데, 국민의힘 의원 48명이 참석했다.
이를 두고 ‘당내 대세는 오 시장’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다수 의원은 “오 시장이 온다고 하니 한번 보러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오 시장에 대한 당내 지지가 굳건하지 않고 ‘뜨뜻미지근’한 분위기임을 보여준다.
그가 10년 동안 정치권에서 야인으로 지내게 된 결정적 계기인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사건도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당시 오 시장은 투표가 성사되지 않자 “책임을 지겠다”며 시장직에서 물러났고, 이후 서울시는 8년 넘게 민주당 박원순 시장이 이끌었다.
오 시장의 사퇴는 “무책임하다”, “자기중심적이다”는 비판을 불렀고, 이는 지금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오 시장은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많은 후회를 했다”고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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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공동취재사진 |
기회(Opportunity): 중도보수 이미지와 통합 리더십
확장성 있는 ‘합리적 보수’ 이미지
보수진영 내 분열 조정 가능성
내부 통합과 외연 확장을 내세운 전략
확장성 있는 ‘합리적 보수’ 이미지
보수진영 내 분열 조정 가능성
내부 통합과 외연 확장을 내세운 전략
오 시장의 별명 중 하나는 “보수의 오래된 미래”다.
그는 두 번의 국회의원 낙선, 전당대회 낙선 등의 시련을 겪었지만 보수정당 내에서는 항상 차기 지도자감으로 분류됐다.
이는 그가 가진 ‘중도보수’ 이미지와 그에 따른 확장성 때문이다.
2019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그는 출마선언문에서 “정직한 보수, 합리적인 보수, 유능한 보수, 따뜻한 보수로 변했다는 모습을 확실히 보여드릴 수 있어야 국민께서 다시 한 번 우리에게 기회를 주실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보수우파만의 지지를 넘어 침묵하고 있는 일반 국민의 성원을 끌어낼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를 말이다”라고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또 다른 오 시장의 기회 요인은 보수진영 내 분열을 통합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점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탄핵 반대파 입장에서는 ‘탄핵 찬성파’들이 민주당 사람들보다 더 싫은 것이 사실”이라며 “탄핵 찬성파로 분류되는 후보 중 이러한 적개심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사람은 현재로썬 오 시장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오 시장도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정권 재창출의 최우선 전제조건은 ‘하나 된 보수, 더 큰 보수’로 보수의 통합과 확장이라는 조건이 있어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며 “누가 다양한 내부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고 중도층까지 포용할 수 있느냐가 승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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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
위협(Threat): 낮은 고정 지지율과 각종 논란
확고한 지지층 부재와 여론조사 지지율 정체
탄핵 입장 관련 입장 번복 논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등 정책 불확실성
명태균 리스크 등 검찰 수사 변수
확고한 지지층 부재와 여론조사 지지율 정체
탄핵 입장 관련 입장 번복 논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등 정책 불확실성
명태균 리스크 등 검찰 수사 변수
확장력이 높다는 것은, 뒤집어 보면 확고한 지지층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갤럽이 18~20일 전국 유권자 1003명을 상대로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 시장은 차기 지도자 적합도에서 4%를 기록했다.
여권 내 1위는 ‘탄핵 반대파’의 확고한 지지를 받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9%를 기록했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4%의 지지를 받았다.
그의 최근 행보를 두고 ‘오락가락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오 시장은 17일 TV조선 인터뷰에서 자신이 ‘탄핵 찬성파’로 알려졌다는 진행자 발언에 “탄핵소추를 하되 당론으로 하는 게 좋다고 당시 페이스북에 썼는데, 일단 탄핵소추를 통해 헌재의 사법적 판단을 받아보는 것이 사태를 수습하는 방법이라는 취지였다”며 “탄핵 찬성으로 분류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당내 잠룡 경쟁자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중도 확장은 자기 노선이 분명할 때 가능하다”며 “이리저리 흔들리는 갈대 같은 리더십은 우리 측 사람들도 믿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서울시가 강남 3구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했다가 집값이 크게 상승하는 후폭풍에 한 달 만에 재지정한 것도 ‘오락가락’ 논란을 부를 수밖에 없다.
오 시장은 19일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브리핑에서 “심려를 끼쳐드린 데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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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왼쪽),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연합뉴스 |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지난 20일 서울시청 내 오 시장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을 해 2021년 보궐선거 당시 여론조사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보궐선거 때 명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가 오 시장 관련 미공개 여론조사를 여러 차례 진행했고, 오 시장 후원자 중 한 명으로 알려진 김 모 씨가 3300만 원을 대납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곧 오 시장을 소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 시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조사받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무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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