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에서 진행 중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승복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혔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두고 심리적인 내전 상태라는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먼저 "승복은 당연히 해야 한다"고 언급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표는 12일 채널A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헌재 판결에 대한 승복 여부에 관한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민주공화국의 헌법 질서에 따른 결정들을 승복 안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며 "(불복은) 말이 안 되는 소리다.
당연히 승복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을 포함해 여야를 통틀어 책임 있는 당사자가 승복 의사를 밝힌 것은 이 대표가 처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일정 등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 의원은 물론 시민들까지 거리에 나서는 등 정국이 극심한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법원이 윤 대통령 구속취소를 결정하고, 헌재 선고 일정이 예상보다 많이 늦춰지면서 정치권에서는 긴장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야당이 사실상 총궐기하는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헌재 결정에 불안감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승복 의사를 내놓은 것이다.
주목할 대목은 이 대표가 승복 의사는 물론이고, 파국적 정치 상황과 관련해 자성의 목소리도 밝혔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이른바 줄탄핵 논란과 관련해 "(탄핵이) 많은 것은 사실인데, 우리가 좋다고 했겠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따지면 끝이 없다", "서로 쌓인 것으로 우리도 잘못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다만 비상계엄과 관련한 ‘쌍방 책임론’에 대해선 분명한 어조로 반박했다.
이 대표는 "헌법적 질서의 테두리 내에서 주어진 권한을 과하게 행사했다는 비난을 받을지언정 그 안을 벗어나지 않았다"며 "불법 위헌 행위를 감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이 대표는 연금개혁이나 의대개혁 등과 관련한 협상 의사가 있었음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헌재 결정 승복 의사 등을 밝힌 것을 놓고, 탄핵 심판 결과에 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이후 정치 상황을 준비하는 행보라는 의미다.
조기대선 국면이 펼쳐질 경우 이 대표가 개헌 구상 등을 토대로 협치의 정치 모델을 제시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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