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2일 ‘金여사 규탄집회’ 당력 집중
공천 개입 정황 녹취로 특검 드라이브
대통령실 국감서 새 내용 공개될 수도
일부 의원·혁신당·진보당 “당장 탄핵”
“같은 혐의로 박근혜 기소한 사람이 尹”
국힘, ‘李 1심 선고’ 집중포화로 맞대응
11월 정국이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31일 명태균씨와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개입 정황 녹취를 전격 공개하고, 이에 맞선 국민의힘이 이달 선고를 앞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맹공할 것으로 보여서다.
 | |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뉴시스 |
민주당은 1일 대통령실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정감사와 2일 김건희 여사 규탄 장외집회에서 대국민 여론전을 통해 특검·탄핵몰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일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당장 국민적 거부감이 큰 탄핵보다는 우선 특검을 통해 탄핵에 필요한 위법 행위를 적발하자는 것이 먼저라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은 특히 녹음 뒷부분, 명씨의 김 여사 관련 발언을 고리로 김 여사 특검 추진에 더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정당법 위반 가능성과 다른 범죄 성립 가능성이 있어서 공소시효는 충분하다고 평가한다”며 “이 부분은 (우리가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의 수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
(수사 기관이) 수사하지 않으면 당연히 특검을 하겠다”고 했다.
추가 물증도 더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추가로 입수한 녹취가 상당량”이라며 “지금까지 확인한 것 중에도 추가로 공개할 녹취가 상당수”라고 말했다.
1일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새로운 내용이 공개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그동안 윤 대통령 탄핵 추진 가능성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2일 김 여사 장외집회를 전후해 당 기류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군부대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있을 수 없는, 참으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세부적인 이야기는 당에서 신중한 논의를 거쳐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직접 기자회견을 진행한 박찬대 원내대표도 탄핵 사유가 되느냐는 질문에 “국민이 판단하실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등이 31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녹취 파일을 공개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탄핵 사유로 볼 수 있냐는 질문에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연합뉴스 |
민주당 의원이 중심이 된 ‘윤석열 탄핵 준비 의원연대’와 일부 민주당 중진 의원들, 조국혁신당, 진보당에서는 당장 탄핵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원연대 소속이자, 국회에서 ‘탄핵의 밤’ 행사를 주최한 바 있는 강득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2일 집회 참여를 호소하며 “저는 탄핵을 주장한다.
이제 국민과 당원 여러분이 직접 나서 주셔야 한다”고 밝혔다.
4선 중진 박홍근 의원은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 같은 혐의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며 “윤 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나 자연인 신분으로 수사받아야 한다”고 했다.
3선 박주민 의원도 “탄핵된 박 전 대통령은 불법 공천개입으로 3년을 구형받고 2년을 선고받았다”며 “기소한 사람은 당시 윤석열 중앙지검장”이라고 꼬집었다.
조국혁신당은 윤 대통령 즉각 하야를 주장하며 민주당도 탄핵에 동참하라는 입장을 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장경태·민형배 의원과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 등은 1일 윤 대통령 임기 단축을 골자로 한 개헌 추진을 위한 국회의원 연대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집중포화를 퍼부으면서 맞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11월에는 이 대표의 15일 공직선거법 재판과 25일 위증교사 재판, 14일 김혜경씨의 선거법 위반 재판 선고일이 각각 잡혀 있다.
민주당이 국정감사에서 연일 김 여사 관련 증인을 채택하고, 11월14일 통과를 목표로 명씨 관련 의혹이 포함된 김 여사 특검법을 추진하자 이 대표 사법리스크를 김 여사 리스크로 덮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또 민주당 소속 법제사법위원들이 법원 국정감사에서 ‘공정한 재판’을 촉구한 것과 이 대표 지지자들이 이 대표 무죄 판결 촉구 서명운동 벌인 것을 두고 재판부에 부담을 준다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다만 이번 녹취 공개로 국민의힘의 창끝이 무뎌질 가능성도 있다.
한동훈 대표는 민주당 이 대표의 1심 선고 이전 특별감찰관 도입 등으로 김건희 여사 문제를 해결하자고 주장해왔다.
일단 내부 전열을 가다듬은 뒤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대해 공격을 하자는 취지로 해석됐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야당의) 공세들을 방어하는 데 시간과 힘을 쏟지 않고 민생에 집중하기 위해 미래의 비위를 예방할 특별감찰관을 지금 임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거듭 밝혔다.
아직 일정이 잡히지 않은 여야 대표 회담 시기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초 국민의힘에서는 회담 시기를 이 대표 1심 선고 이후로 잡으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김 정책위의장은 “선고 공판이 마무리되고 회동하는 게 맞지 않나”라면서 “이 대표가 제안한 2차 여야 회동도 선고 공판을 앞두고 본인의 이미지를 혁신하기 위한 쇼, 제안이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현우·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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