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앞두고 초비상
尹 지지율 1%P 떨어져 24%로
與 27% 민주 28%… 지지율 역전
尹·韓 갈등, 김여사 리스크 이어
명태균 폭탄 발언에 與 ‘뒤숭숭’
野 “명, 유출된 당원 안심번호로
대선 경선 여론 조작” 의혹 제기
韓 “신속하고 엄정하게 조사”
김건희 여사 문제 등 기존의 악재를 해소하지 못한 상태에서 새로운 의혹들이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당정 지지율은 동반 하락하면서 여권이 타개가 어려운 복합 위기에 빠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10 총선 참패 후 민심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10·16 재보궐선거의 전망도 밝지 않아 당정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내지 못하면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24%인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인 2주 전과 비교해 1%포인트 하락한 수치이고, NBS 조사 기준으로는 취임 후 최저치다.
‘잘못하고 있다’고 한 응답자는 3%포인트 내린 66%였다.
 |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9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왓타이 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
여야의 정당 지지율도 역전됐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1%포인트 떨어진 27%인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2%포인트 오른 28%로 나타났다.
양당 지지율은 최근 6개월 동안 4월 3주차 조사 때 한 차례 동률을 이뤘을 뿐,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높은 흐름이 이어져 왔다.
이는 정부·여당이 의료대란, 고물가·고금리 등 꾸준히 지적된 민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는 감정싸움에 가까운 갈등을 벌이고,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 국민들의 반감을 사온 현안에 대해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이날 10·16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인천 강화군에서 현장최고위를 연 후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더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당정의 동반 추락세는 재보궐선거판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날 에브리리서치가 발표한 부산 금정구청장 보선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에서 민주당 김경지 후보는 45.8%,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는 42.3%로 박빙 양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금정구는 보수 정당의 전통적인 텃밭으로 꼽혀 왔는데, 승부를 점치기 어려운 격전지가 된 것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 점도 요인으로 분석된다.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0일 인천 강화군 강화문화원에서 열린 인천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여권에는 10·16 재보선 지역 중에서도 부산 금정구청장 보선에서 패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책임론을 둘러싼 계파 간 갈등이 불붙으며 한 대표의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최근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로 지목된 명태균씨가 여권을 향해 수위 높은 주장들을 내놓은 점도 위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명씨는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나를 구속하면) 한 달이면 (윤 대통령이) 하야하고 탄핵일 텐데 감당되겠느냐고 검사에게 말할 것”, “아직 내가 했던 일의 20분의 1도 나오지 않았다.
입을 열면 세상이 뒤집힌다”고 말했다.
이후 정치권에서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의혹이 커졌다.
명씨는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윤한홍 의원 등 여권의 주요 인사들도 광범위하게 저격하고 있다.
야권은 명씨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판을 키우고 있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의 지난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당원 안심번호 약 57만건이 명씨가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에 유출됐고, 미래한국연구소는 이를 활용해 비공표 목적의 대선 경선 후보자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이를 두고 “대세론 등을 유포하는 데 쓰였다면 ‘불법적인 방식으로 실시된 조사 결과를 활용해 여론을 조작하고 경선 결과에까지 영향을 미친 범죄로 규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해당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당내 조사에 착수하고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최고위 회의에서 명씨 의혹과 관련해 “전근대적인 구태 정치”라며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
관련된 분들은 당당하고 솔직하게 모든 걸 밝히라”고 했다.
기사에 인용된 NBS 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7∼9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에게 전화 면접 방식으로 실시했다.
에브리리서치 조사는 뉴스피릿·에브리뉴스 의뢰로 지난 6∼7일 부산 금정구 거주 성인 남녀 500명에게 무선 지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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