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 둘째날
민주, 김용현·조태열 불출석 놓고
“유신독재 때도 이렇게 안해” 비난
與 “AI 관련 회의 참석 양해 확인
민주 원내대표 직인도 찍어” 반박
본회의 시간 늦춰 장관 참석 합의
여야의 날 선 공방으로 시작됐던 22대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이 관계 장관들 불참 논란에 삐거덕거렸다.
10일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은 국방·외교부 장관의 불참 통보에 여야가 공방을 벌이면서 파행으로 치달았다.
늦더라도 장관들이 참석해야 대정부질문을 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 요구가 받아들여지면서 본회의 시작 시간을 늦추는 방향으로 극적 수습이 되긴 했으나, 여야가 책임 공방을 벌이며 파열음을 노출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대정부질문 불참 의사를 밝혀 향후 변수도 여전히 남은 상황이다.
 | | 김용현 국방부 장관(왼쪽), 조태열 외교부 장관 |
◆野, “헌정 초유의 국회무시 사태”
김용현 국방·조태열 외교 장관을 상대로 대북 대응·대일 저자세 외교 논란 등을 추궁하려고 벼르던 야당은 두 장관의 불출석을 ‘헌정사상 초유의 국회무시 사태’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소속 외교통일위원회·국방위원회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 제62조에 따르면 국회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등은 출석·답변을 하여야 한다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이제 국무위원들까지 국회 무시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9월 10일 외교·안보·통일 분야 대정부질문 날에 맞춰 국무총리와 관계부처 장관에 대한 출석 요구의 건을 여야가 함께 통과시켰다”며 “외교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의 출석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사안으로 법적 효력을 가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출석을) 대정부질문 직전인 어제(9일) 알게 되었다”며 “이런 식의 통보는 국회와 헌법을 무시한 행위”라고 쏘아붙였다.
야당 지도부도 거세게 질타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유신독재, 전두환 독재 때도 이러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문체부 장관도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며 “만일 국회를 무시하면서 불출석을 고집할 경우, 이에 따른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12일로 예정된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 날까지 유 장관의 불출석 여부가 조정되지 않을 경우 여야가 또다시 책임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 ‘협치의 문’ 언제 열리나 외교·통일·안보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이 예정됐던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조태열 외교부,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불출석을 두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이날 본회의 개최 시간은 오후 2시에서 오후 7시로 연기됐다.
남제현 선임기자 |
◆與, “불출석은 여야가 승인한 사안”
국민의힘은 두 장관이 전날 개막한 ‘2024 인공지능(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 고위급회의) 참석 등의 정당한 불출석 사유서를 이미 제출했고, 여야의 승인도 얻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원내행정국은 언론 공지를 통해 “외교부의 경우 지난달 30일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국무위원 대리출석 양해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지난 3일 국무위원 대리출석 양해 확인서에 원내대표 직인을 찍어 양해 확인서를 외교부 측에 전달했고, 이에 국민의힘도 원내대표 직인을 찍어 대리출석 양해 확인을 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국방부의 경우도 “전날에 대리출석 양해 확인서에 민주당 원내대표의 직인을 찍어 국방부 측에 전달했고, 직후 국민의힘도 원내대표의 직인을 찍어 대리출석 양해 확인을 했다”고 했다.
 | | 세계일보가 10일 입수한 외교부,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차관 대리 참석 양해 문서. |
국방부도 이날 “REAIM 고위급회의와 한·유엔사회원국 국방장관 회의 주관이 예정되어 있어 김 장관의 참석이 제한된다”며 “장관 대신 차관이 출석하도록 여야 원내대표실 및 국회의장실에 5, 6일에 양해서를 제출했고 9일 승인을 받았다”고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28일 기획조정실장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을 방문해 대리출석 상세사유서를 전달하고 구두설명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의장실로부터도 승인을 받았으며 6일 공문을 발송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야당과 공방 끝에 조 장관이 오후 7시, 김 장관이 오후 9시에 대정부질문에 참석할 수 있도록 협조하기로 해 이날 본회의 시작 시간은 오후 7시로 연기됐다.
최우석·김병관·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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