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글·사진 이상배 전문기자] 국회 대정부 질문이 시작된 첫날인 9일 오후, DJ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과 경제수석으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덕수 국무총리의 능청스러운 공방 속에 본회의장은 웃음꽃이 피었다.
박지원 의원은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 첫 주자로 나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인연을 소개하며 “우리가 잘 아는 사이가 아닌가”라고 운을 떼자, 한총리는 “너무나 잘 아는 사이”라고 답했다.
이어진 질문에서 박 의원은 “사모님도 잘 안다”면서 “사모님이 디올백 300만원짜리를 받으면 받으시겠는가, 내가 아는 사모님은 안 받는다”며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수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한 총리는 “가정을 전제로 해서 답변하긴 적절하지 않다”면서 “저는 의원님과 그런 이야기를 할 정도의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의원은 “우리가 김대중 대통령을 모시면서 IMF 외환위기를 극복했고, 경제수석 때 스크린쿼터를 얼마나 소신 있게 반대했는가. 왜 지금은 그렇게 말씀을 못 하시는가”라며 “제발 옛날 한덕수로 돌아가라”고 촉구했다.
이에 한 총리는 “저는 안 변했다.
의원님 존경하고, 함께 말레이시아에서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했던 것을 생생하게 기억한다”면서 “무엇이든 대통령께 도움이 되는 말씀이라면 하겠다”고 언급했다.
또 박 의원은 한 총리에게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초청해 달라”고 농담을 건네자 한 총리는 “사실 저는 박 의원님이 국정원장 시절 국정원장 공관에 한 번쯤 부를 줄 알았다”며 재치 있는 답을 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국정원에서는 외부인을 잘 안 부른다”고 답하자, 한총리는 “가봤다는 기자들이 너무 많더라”고 일침하자 본회의장은 웃음꽃으로 변했다.
추가로 박 의원은 “저렇게 덤비니까 대통령이 하는 것을 총리가 배우고, 의원들에게 장관들이 도전하는 것 같다”면서 “그럼 안 된다.
들어가라”고 하며 한 총리를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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