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위의장 자리놓고 내홍 양상
친한 “교체해야”… 친윤과 신경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임명할 주요 당직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정점식 정책위의장의 거취가 ‘한동훈호’의 성격을 결정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정 의장의 교체를 지지하는 친한(친한동훈)계와 유임을 주장하는 친윤(친윤석열)계 사이 물밑 신경전도 감지된다.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무처당직자 월례조회에서 참석자 소개를 받으며 손뼉을 치고 있다.
뉴스1 |
국민의힘 당헌·당규 25조 4항은 ‘당대표는 당직자 인사에 관해 임면권 및 추천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 대표 측은 이 규정을 근거로 새 지도부를 모두 공석으로 간주하고 원점에서 인선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28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전당대회를 앞두고 임시로 있던 비대위에서 임명을 받은 만큼 선임 절차가 다시 이뤄져야 한다”면서 “재신임을 하더라도 선택은 한 대표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새 대표가 선출될 경우 전 지도부의 당직자는 일괄 사표가 제출된 것으로 보는 것이 관례라는 주장이다.
실제 친한계 내에서는 정 의장 교체를 포함해 당의 변화를 보여줄 만한 새 지도부 구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친한계 의원은 “당원들이 63%의 지지를 보여준 건 바꿔 달라는 의미”라며 “기계적 중립이 탕평은 아니다”라고 했다.
취임 일성으로 ‘국민 눈높이’ 등을 강조한 한 대표가 정책 면에서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라도 대표와 교감이 잘 되는 정책위의장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지도부 내 친한계 과반 확보 문제에도 정책위의장 자리가 걸려 있다.
현재 최고위는 한 대표를 포함해 친한계가 3명(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 아직 임명되지 않은 지명직 최고위원을 포함해도 4명으로, 전체 9명의 절반에 못 미친다.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운데)와 정점식 정책위의장(왼쪽), 성일종 사무총장 등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
정 의장이 공식적인 거취 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친윤계를 중심으로 불편한 분위기도 감돈다.
정 정책위의장 임명에 추경호 원내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만큼 원내 지도부도 난감한 상황이다.
일부 한 대표 지지자들이 정 의장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퇴하라”는 수백개의 댓글을 달면서 정 의장의 SNS가 비공개 전환되기도 했다.
한 대표가 정 의장 교체를 강행할 경우 계파 갈등으로 번지는 등 당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친윤 핵심 의원은 통화에서 “사표를 강요해서 (후임자가) 인준이 안 되면 본인이 물러날 거냐. 그렇게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당을 장악하려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당내 의견이 분분한 정책위의장 인선 대신 이르면 29일 신임 사무총장부터 인선이 차례로 발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지혜·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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