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차례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을 시도했던 더불어민주당이 방송통신심의위원장도 탄핵할 수 있도록 법 개정에 나섰다.
특히 이번 법안 개정 시도를 두고 방심위의 법적 위치가 논란이 되고 있다.
방심위를 민간독립기구로 볼 경우 국회가 방심위원장을 탄핵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야당은 헌법재판소가 과거 방심위에 대해 행정기구라고 판시한 점을 들어 법으로 방심위원장의 탄핵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19일 방심위와 국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은 방심위원장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경우 탄핵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게 핵심이다.
 | |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뉴시스 |
민간독립기구인 방심위원장 신분을 현재 민간인에서 정무직 공무원으로 바꿔, 재직 중에도 탄핵 소추가 가능하도록 했다.
민주당은 앞서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 탄핵을 시도했지만 자진사퇴로 무산된 데 이어 후임으로 내정된 이진숙 후보자 역시 편향성을 이유로 탄핵을 예고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했던 정연주 전 방심위원장이 윤석을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해촉 집행정지 신청 당시 법원의 판단을 보면 방심위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
당시에도 대통령실은 “방심위가 민간기구이기 때문에 행정절차법상 이유 제시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정 전 위원장 측은 “대통령실이 해촉 과정에서 행정절차법을 준수하지 않는 등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윤 대통령의 해촉 통지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각하를 결정했다.
당시 재판부는 “방심위 위원 지위가 국가공무원의 지위와 유사한 면은 있지만 이는 방송·통신에 대한 직무 특성에 기인한 것”이라며 “공공성만으로는 위촉이나 해촉이 행정청의 공권력 행사라고 볼 수는 없다”라고 판시했다.
이어 “정 전 위원장 측이 주장한 ‘방심위는 국가행정기관’이라고 판단한 헌재의 결정은 ‘방심위의 국민에 대한 대외적 행정작용 관계’에 국한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방심위는 ‘민간독립기구’이며 방심위 위원은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고 ‘위촉’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즉 과거 헌재가 판시한 방심위의 국가 행정기관적인 성격은 행정 부분에 국한되고, 엄연히 방심위의 법적 지위는 민간독립기구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방심위원으로 활동했던 한 인사는 “헌법재판소와 재판부의 결정을 고려하면 민원인을 대상으로 방송 심의를 한다는 측면에선 행정기구적인 성격을, 정부와 국회, 지자체와의 관계에선 엄연한 민간독립기구적인 성격을 판시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를 무시하고 국회가 위원장에 대한 탄핵을 위해 법을 개정할 경우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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