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영수회담 의제 놓고 신경전
윤재옥 “물가 대책 등 민생 현안 우선”
홍익표 “총선 민의 따라 특검 협조를”
신임 정무수석과 회담 실무협의 돌입
1대1 만남 검토… 일정 내주로 밀릴 수도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영수회담 의제를 둘러싸고 양측의 기싸움이 치열하다.
여당은 25만원 국민 지원금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소상공인 지원이나 장바구니 물가 대책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에선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등 특검법 카드를 의제로 삼아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영수회담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실무협의가 시작됐다.
국민의힘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사회 각계에서 영수회담을 환영하지만 민주당이 주장하는 전 국민 25만원 지원금에 대해서만큼은 일제히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민주노총마저도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질책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윤 권한대행은 “국민께서 더 생산적인 의제에 대한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권한대행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 장바구니 물가 대책 등을 언급하며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현안에 집중한다면 첫 영수회담의 의미가 더욱 살아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월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외에도 여러 특검법을 의제로 올려 향후 정국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나섰다.
 | 국민의힘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준영 사무총장 직무대행, 윤 대표,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 서상배 선임기자 |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주재한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을 지체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라며 압박했다.
홍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민심을 받드는 가장 책임 있는 자세는 총리나 비서실장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오만과 독선으로 국정을 운영해 온 자신이 바뀌어야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과 여당이 채 상병 특검법의 국회 통과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이번 총선의 민의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고, 나아가서 더 큰 국민적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여당에 경고장을 날렸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영수회담은 이르면 25일 열릴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대통령실 비서실장·정무수석 교체 이슈가 발생하면서 다음 주로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회담 형식과 관련해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회담 말미에 ‘1대1’ 회담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성국 원내대표 경제특보, 임오경 원내대변인, 홍 원내대표, 진성준 정책위의장. 서상배 선임기자 |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임자였던 이관섭 전 비서실장과 한오섭 전 정무수석이 실무협의를 위한 물밑 접촉을 해왔지만 인적 교체 이슈로 인해 많이 진척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다음 주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임명 발표된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민주당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과 실무협의를 시작했다.
회동은 홍 수석, 차순오 정무비서관, 천 비서실장, 권혁기 대표실 정무기획실장이 참여한 가운데 40여분간 진행됐다.
이 대표가 요구하는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지급에 대해 대통령실은 현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와 고물가 상황과 맞지 않아 난감한 기색을 보인다.
민주당 권 정무기획실장은 실무회담 직후 “시급한 민생문제를 해결할 정책과 중요한 국정 현안을 가감 없이 본회담의 의제로 삼자고 논의했다”며 “회담일정은 추후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2차 준비회동은 각자 준비상황을 점검한 후 다시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조병욱·이현미·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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