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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싱 中대사 초치…“내정 간섭 말라” 경고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3-06-09 18:20:00
‘中 패배에 베팅은 잘못’ 발언 관련
“국내 정치 개입·도발적 언행에 유감
외교사절 본분 맞게 처신하라” 항의
조태용도 中 겨냥 “상호 존중 기본”
김기현 “15분간 정부 비난 듣고만 있어”
李 “경제활로 찾기 위해 할 얘기 했다”


외교부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해 “외교 사절 본분에 벗어나지 않게 처신하라”고 경고했다.
싱 대사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만찬 회동에서 “미국 승리, 중국 패배 베팅은 잘못”이라는 등의 발언을 한 것 관련해 “내정 간섭”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하반기 한·중 관계를 ‘관리 모드’로 전환할 기류였으나 다시 양국 관계가 급랭하는 모습이다.

외교부는 9일 “장호진 제1차관이 이날 오전 싱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전날 우리나라 야당 대표와의 만찬 계기 싱 대사의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비상식적이고 도발적인 언행에 대해 엄중 경고하고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지난 8일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예방을 받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외교부는 장 차관의 대사 초치 사실을 공개하며 외교적 언어로는 이례적인 “도발”, “처신” 등 강도 높은 표현을 총동원했다.

외교부는 “장 차관이 싱 대사를 초치한 자리에서 주한 대사가 다수의 언론 매체 앞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과 묵과할 수 없는 표현으로 우리 정부 정책을 비판한 것은 외교 사절의 우호 관계 증진 임무를 규정한 비엔나협약과 외교 관례에 어긋날 뿐 아니라 우리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내정 간섭에 해당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싱 대사의 이번 언행은 양국 간 오해와 불신을 조장하는 무책임한 것임을 단호하고 분명하게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또 “장 차관은 싱 대사에게 외교 사절의 본분에 벗어나지 않도록 처신해야 할 것이며, 모든 결과는 본인의 책임이 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했다”고 밝혔다.

장 차관은 지난 4월20일에도 싱 대사를 초치한 바 있다.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둔 대통령이 대만 문제와 관련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언론 인터뷰에서 밝히자 중국이 “대만 문제에 대해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반응했다.
이에 외교부가 싱 대사를 초치해 “입에 담을 수 없는 발언”, “심각한 외교 결례”라고 경고했다.

싱 대사가 초치된 시점에 조태용 국가안보실장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4대 국책 연구 기관 주최로 열린 ‘윤석열정부1년 외교안보통일 분야 평가와 과제’ 공동학술회의에서 기조연설 중 중국을 향해 “상호 존중이 기본”이라고 경고성 발언을 했다.

조 실장은 “윤석열정부는 국익을 중심에 두고 원칙, 상호주의에 바탕을 두고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한다”며 “중국과의 관계도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간 관계는 상호 존중이 기본이 돼야 한다”며 “당당한 외교로 건강한 한·중 관계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차 전국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치권에서는 설전이 오갔다.

국민의힘은 ‘베팅’ 발언을 한 싱 대사를 겨냥해 “내정 간섭이자 외교 결례”라고, 이 대표를 향해선 “그냥 듣고만 있던 꼭두각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할 이야기는 충분히 했다”면서도 “경제 활로를 찾기 위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당 전원위원회에서 이 대표와 싱 대사의 회동을 두고 “쌍으로 우리 대한민국 정부를 비난하는 모습이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한·중 관계의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한·중 관계 악화 책임을 우리 정부에 떠넘기는 듯한 발언과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는 노골적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명백한 내정 간섭일뿐더러 외교적으로도 심각한 결례다.
싱 대사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를 방문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를 겨냥해서는 “백댄서”, “꼭두각시”라는 말을 써 가며 “무례한 발언을 제지하거나 항의하긴커녕 교지를 받들듯 15분 동안 고분고분 듣고만 있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민주당이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키는 정당인지, 아니면 중국의 꼭두각시인지 의심케 하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싱 대사 회동 논란과 관련해 경제 활로를 트기 위한 대화였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권 비판에 대해 “경제·안보 문제나 할 얘기는 충분히 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경색된 한·중 간 경제 협력을 복원해 대중 교역을 살려내고 경제 활로를 찾기 위해 싱 대사를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이 최대 교역국을 배제한 채 저성장 늪을 빠져나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미·중 갈등 중에도 테슬라, JP모건, 엔비디아 같은 미국 대기업과 유럽 기업들이 줄줄이 중국을 찾고 있다”며 “갈등이 격화된다지만 핵심 전략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경제적 영역에서는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정부가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김예진·김현우·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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