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4주차 37.9%로 7.5%P나 차이 나
지도부 親尹 일색… 컨벤션 효과 실종
잇단 강경발언·정책 혼선도 기름 부어
국민의힘이 ‘김기현 체제’ 출범 이후 3주 연속 지지율 열세의 늪에 빠졌다.
당 지도부가 친윤(친윤석열) 일색으로 채워지면서 국민들에게 기대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야당과 현안에 대한 지도부의 강경 발언, 조율되지 않은 정책 메시지 등도 요인으로 지적된다.
리얼미터가 2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3월4주 차 지지율은 37.9%로 더불어민주당(45.4%)에 7.5%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 지지율은 김기현 대표가 선출된 3월2주 차부터 하락해 3주 연속 민주당에 열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국민의힘(34%)은 민주당(35%)에 오차범위 내에서 뒤처졌다.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
통상 전당대회와 같은 큰 정치 이벤트 직후에 나타나는 ‘컨벤션 효과’마저 국민의힘에 보이지 않고 있다.
컨벤션 효과는 새롭게 뽑힌 지도자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면서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이다.
윤심(尹心: 윤석열 대통령 의중)에 기대 당선된 김 대표가 주요 당직에 친윤계를 앉히고 당정 일체의 당 운영을 강조하는 등 ‘뻔한 모습’만 보여준 결과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비윤(비윤석열)계 의원은 “당심(黨心) 100%로 전대를 치를 때부터 예견된 일”이라며 “국민 목소리를 안 듣겠다는데 기대감이 생기겠나”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 친윤 초선 박수영 의원을 임명했다.
김 대표는 이날 ‘당직이 친윤계로만 채워졌다는 비판이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우리 당에 친윤이 아닌 인사가 있느냐”며 “그런 평가에 찬성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당 지도부가 지지층만을 바라보는 강경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점도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민주당을 향해 “종북 사상을 지금 당장 버려야 할 것”(27일 김 대표)이라고 색깔론을 꺼내드는 한편, 야당의 대여 공세에 “말도 안 되는 헛소리”(20일 김 대표)라며 맞불을 놓는 등 지지층에만 호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각종 현안에 대해서도 자체 핵무장(태영호 최고위원)이나 5·18 정신의 헌법 수록 반대(김재원 최고위원) 등을 거론하는 등 중도층 끌어안기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거대 야당의 입법 강행과 장관 탄핵소추안 등을 ‘국정 발목 잡기’로 문제 삼지만 여당도 수권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최근 ‘30세 이전 자녀 3명 이상 출산 시 병역 면제’ 저출산 대책 등으로 당내 정책 혼선을 노출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김 대표가 “아이디어 차원”이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논란은 일파만파로 커진 이후였다.
당 관계자는 “당정 협의를 해서 예산과 효과를 점검한 후 정책을 내야 하는데 아이디어 수준의 정책을 외부에 내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당의 정책 능력 부재가 ‘주 69시간 근로제’ 논란 등으로 이어지며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다른 당 관계자는 “당정 일체를 강조하는데 정부에서 발표한 정책을 당이 해명하는 상황이니 지지율이 같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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