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문 감축 후퇴… 국제감축·전환 부문 눈속임 불과”
더불어민주당 탄소중립위원회는 윤석열정부가 최근 내놓은 제1차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2023∼2042년) 정부안을 즉각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이 계획은 윤석열정부의 첫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이다.
산업 부문 감축 목표치를 기존보다 완화한데다 윤석열정부 임기 내 감축분 또한 턱없이 작아 기후단체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 기후위기비상행동 등 기후단체 회원들이 22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1차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2023∼2042년) 정부안 공청회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
민주당 탄중위는 23일 기자회견에서 “법정기한(3월25일)을 가까스로 지킨 기본계획에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윤석열정부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아무런 노력도 안하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윤석열정부 임기가 끝나는 2027년까지 감축하겠다고 밝힌 온실가스 양 약 3300만t(이산화탄소 환산 기준)이 2028∼2030년 감축량 1억4900만t과 비교할 때 너무 작다는 것이다.
이들은 “산업 부문은 오히려 2021년 목표보다 온실가스 800만t을 더 배출하겠다는 계획”이라며 “문재인정부에서 결정해 시행되고 있는 현재 정책에서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않겠다는 것이고, 산업 부문은 오히려 후퇴하겠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탄중위는 산업 부문 감축분 축소에 대해 “전 세계가 지금 앞다퉈 탄소무역장벽을 세우고 있다.
상품 생산에 들어가는 탄소배출량을 돈으로 환산해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국제질서가 이미 변화했는데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 부문을 그대로 두고 어떻게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는가. 우리 기업을 세계적인 탄소경쟁에서 도태시키겠다고 천명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산업 부문에서 줄인 감축분 800만t을 국제감축과 전환 부문에 각각 400만t씩 이전한 데 대해서도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탄중위는 “국제감축 부문은 해외에 투자해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건데,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도 연도별 계획도 찾기 어렵다”며 “파리협정 이후 모든 국가가 감축의무에 대해 부담이 있기 때문에 국제감축분 물량을 확보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전환 부문에서 ‘태양광 등 용량 확대’로 달성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재생에너지 비중은 줄이고 마치 범법자 취급하면서, 현재 생산하고 있는 재생에너지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재생에너지를 더 확대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탄중위는 “윤석열정부는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행보를 당장 멈춰야 한다”며 “국제적 흐름에 역행하는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즉각 폐기하고,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더 적극적인 탄소배출 감축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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