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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사판 된 여의도 정치] 검사 대통령과 변호사 野대표... 强대强 대치에 국민 피로감 가중
아주경제 기사제공: 2023-02-01 02:01:00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사 공동 주관 2022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검사와 변호사’=‘창과 방패’. 한쪽은 칼날을 휘두르고, 다른 한쪽은 팔과 다리, 온몸을 방패 삼아 막아낸다.
지금 우리 정치가 그렇다.
검사 출신 대통령은 ‘전가보도(傳家寶刀)’인 검찰 출신 의원들을 총동원해 야권을 찍어 누르고 있다.
변호사 출신 야당 대표는 과거 지방자치단체장 시절 비리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 보복으로 단정하며 당을 방패막이로 삼고 있다.
이처럼 법조인 출신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맞붙으면서 정치가 타협이 아닌 강대강 대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 행태를 보면 공존이 아닌 공멸을 향해 치킨게임을 하고 있는 듯하다.
야당 중진 의원은 “예견된 일이 아니었나 싶다.
특수통 검사 출신이 정권을 잡았고 인권변호사를 자임했던 야권 후보는 석패했다.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검찰청에 제1 야당 대표가 출석하고 있으니 협치는커녕 정국이 살벌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출석에 대해 예견된 순서란 정치권의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 그래도 율사(律士) 정치인들이 여의도를 장악한 가운데 변호사 출신도 아닌 검사가 정권을 잡았다.
대선 후보 직전까지 1만여 검찰을 호령하던 검찰총장이었다.
반면 제1야당 대표는 어릴 때부터 공장에서 일하다 뒤늦게 사법고시에 합격해 노동 상담과 민변 등에서 활약한 인권변호사 출신이다.
검사 대 변호사라는 법정 맞수가 대선을 치르면서 피할 수 없는 정적(政敵)으로 변한 것이다.
이들 간 숨 막히는 대결이 지난 대선 이후 지속되면서 국민들 피로감은 더해졌다.
지난해 3월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이 대표 거취에 이목이 쏠렸다.
일각에서는 잠행을 이어갈 것으로 봤지만 그는 당에서 포석을 깔았다.
이 대표는 5월 윤 대통령 취임 직후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해 6월 1일 가뿐히 당선된다.
여의도에 ‘초선 국회의원’으로 입성한 것이다.
그러자 일각에서 이 대표가 검찰 수사에 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과거 대선에서 떨어진 정치인들이 일정 기간 여의도를 떠나 국내외에서 일종의 백의종군을 해왔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거침이 없었다.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도 출마해 지난해 8월 28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77.77%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다.
비록 대선에서는 졌지만 보궐선거에 이어 전당대회까지 2연승을 달성하면서 정치적 존재감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최대 정적의 제1야당 ‘부활’은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이 대표를 둘러싼 각종 의혹 관련 검찰 수사가 고삐를 당기기 시작한다.
검찰은 성남시장 재임 당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비롯해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사건까지 엮어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 선상에 올렸다.
결국 이 대표는 지난 1월 10일 성남FC 사건으로 인해 제1야당 대표로는 사상 처음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했다.
이어 대장동 사건으로 지난 28일에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으나 검찰은 조사가 불충분하다며 2차 소환을 통보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검찰 수사에 대한 이 대표의 태도는 명확하다.
응하겠지만 납득은 할 수 없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이는 그가 30일 국회에서 자청한 기자간담회에서 “참으로 옳지 않은 일이지만 결국 제가 부족해서 대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그 대가를 치르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점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검찰의 추가 소환에는 응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벌써 3번째 소환 요구가 대선 패배에 따른 '정치 보복' 성격이 강한 것임을 지적한 것이다.
이들의 강대강 대치로 정국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도 야당은 "정치 검찰의 명백한 정치 탄압"을 이유로, 여당은 "무죄라면 당당히 수사 받으라"며 신경전을 벌였다.
그 결과 2014년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가장 늦은 12월 24일에야 올해 예산안을 겨우 통과시켰다.
새해 들어서도 여야는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두고 연일 강대강이다.
1~2월 임시국회 합의에 앞서 여당은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을 위해 야당이 ‘방탄 국회’를 강행한다고 반대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범죄를 두고 볼 수 없는’ 검사와 ‘약자 편에서 관용을 중시해온’ 변호사의 극한 대립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타협점을 찾기 힘든 상황에서 향후 정국 불안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법률가들은 기본적으로 흑 아니면 백, 정 아니면 반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
회색지대, 즉 합의가 쉽지 않다”며 “여의도뿐만 아니라 용산(대통령실)까지 많은 율사가 장악하고 있는데, 적당한 양보는 있을 수 없다.
그거 자체로 패배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황 평론가는 “정치는 모 아니면 도가 아니라 51 대 49로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보기 위해 끊임없이 밀고 당기고 하면서 합의점을 찾는 것인데 이를 율사들은 추악한 거래로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도 “정치의 사법화가 너무 심화했다”면서 “율사 출신들이 많이 자리했으면 입법부 관련 활동을 과거보다 잘해야 하는데 이건 또 다른 문제라 그런 노력이 예전 국회보다 오히려 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정국 불안 상태는 내년 총선이 끝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국회가 갈등을 조정하는 곳이 돼야 하는데 오히려 갈등을 폭발시키는 공장이 되고 있고 당분간 그 폭발음은 더 커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아주경제=석유선 기자 ston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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