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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꽃다발' 거짓말 파문…"김연경·남진이 줬다"→"알 수 없다"
더팩트 기사제공: 2023-02-01 00:06:11

金, '정치적 선전에 이용했다'는 비판받나
김남국 "정치사기꾼" 안철수 "선거 기간이었으면 망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 김기현 의원은 배구 선수 김연경과 가수 남진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다고 거듭 주장했지만 31일
국민의힘 당권주자 김기현 의원은 배구 선수 김연경과 가수 남진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다고 거듭 주장했지만 31일 "알 수 없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지난달 27일 김 의원이 SNS에 게시한 사진. /김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더팩트ㅣ신진환·김정수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 김기현 의원이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 한장과 짧은 글이 몰고온 이번 논란은 당대표 선거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배구 선수 김연경과 가수 남진이 꽃다발을 줬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김 의원 쪽에서 꽃다발을 갖고 왔다고 반박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김 의원은 꽃다발을 누가 준비했는지 모른다고 번복했다. 김 의원이 거짓말한 것도 모자라 김연경과 남진을 자신의 정치적 선전에 이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연경 등이 애꿎은 피해만 입었다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연경, 남진과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 편안한 저녁을 보냈다"며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저를 응원하겠다며 귀한 시간을 내주고, 꽃다발까지 준비해 준 김연경 선수와 남진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아낌없는 성원과 지지에 힘입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적었다.

사진 속 김 의원은 꽃다발을 안고 있었고, 김연경과 남진은 양옆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었다. '김연경과 남진이 김기현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로 읽히기에 충분했다. 여론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소식이 전해지자 김연경과 남진을 향한 정치적 비판이 쇄도했다. 김연경의 SNS는 악성 댓글로 가득했고, 남진 역시 주변으로부터 적지 않은 항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 의원은 지난달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의원은 개인 저녁 약속 장소가 김연경 등과 우연히 같았고 함께 식사를 한 건 아니라며 "식사 자리에 초대를 받아서 갈 때 김연경 선수하고 남진 가수가 오실 거라고 얘기를 들었는데 와 계시더라"고 밝혔다. 이어 "인사 나누고 저를 응원한다며 사진도 찍어주시고 또 꽃도 준비해놨다가 저한테 선물로 주시더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김연경 선수가 비판을 받자 지난달 30일 라디오에서
김 의원은 김연경 선수가 비판을 받자 지난달 30일 라디오에서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데 공격을 받게 되니까 바람직하지 않은 문화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꽃다발과 관련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이동률 기자

김 의원은 '김연경 선수를 향한 악성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는 진행자의 질의에 "그렇지 않아도 저도 보고서 마음이 조금 미안했었는데 본인 입장에서는 조금 사실 좀 억울하겠죠"라며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데 공격을 받게 되니까 바람직하지 않은 문화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으로서는 나름대로 수습에 나선 셈이지만 김연경과 남진에 대한 비난은 계속됐다. 김 의원이 김연경 등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아서다. 일각에서는 김연경과 남진이 김 의원과 갑작스러운 만남에도 불구하고 꽃다발을 준비할 정도로 이들 사이가 각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놨다.

남진 측근은 <더팩트>에 "사전에 약속된 것은 아니었다. 김 의원이 식사 후 나타나 인사하고 사진도 찍었다. 누군가 꽃다발을 (김 의원에게) 안겼다. 함께한 시간이 채 5분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남진도 김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남진은 "김연경은 나와 같은 전라남도 구례군 출신으로 보름 전 약속을 해 지인 7~8명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난 자리에 김 의원이 갑자기 나타나 2~3분가량 만나 인사말을 나눴고 사진을 찍었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스포츠경향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남진은 문제의 꽃다발에 대해서도 "김 의원이 들고 있는 꽃도 그쪽에서 가지고 온 것"이라며 "김 의원은 아예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연경 역시 같은 날 남진과 대동소이한 입장을 전했다. 일간스포츠에 따르면 김연경 측 관계자는 31일 "가수 남진 씨가 인터뷰한 내용과 같은 입장"이라고 했다.

김연경과 남진이 동시에 반박 입장을 전하며 김 의원이 거짓말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김 의원은 기존 입장을 번복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김 의원은 지난달 31일 국회 헌정회 행사 후 '꽃다발은 어디서 준비한 것이냐'는 질의에
김 의원은 지난달 31일 국회 헌정회 행사 후 '꽃다발은 어디서 준비한 것이냐'는 질의에 "그건 제가 알 수가 없다"며 기존 주장을 번복했다. /이새롬 기자

김 의원은 이날 국회 헌정회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기존 주장을 뒤집었다. 그는 '꽃다발은 어디서 준비한 것이냐'는 질의에 "그건 제가 알 수가 없다"고 답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 "꽃다발까지 준비해 준 김연경 선수와 남진 선생님"이라고 했고, 3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거듭 "김연경 선수하고 남진 가수가 와 계시더라. 인사 나누고 저를 응원한다며 사진도 찍어주시고 또 꽃도 준비해놨다가 저한테 선물로 주시더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애초 꽃다발의 '주어'였던 김연경, 남진을 빼기도 했다. 김 의원은 "(꽃다발은) 현장에 가니까 있었다"며 "지인의 초청을 받아서 그 자리에 갔고 남진·김연경 두 분이 오신다고 얘기를 들었고, 갔더니 꽃다발을 줘서 받았고, 같이 응원하는 '엄지척' 사진을 찍었던 게 다"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 캠프도 누가 꽃다발을 줬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한 캠프 관계자는 <더팩트>와 만나 "상식적으로 꽃다발을 김 후보 측에서 준비했겠나"라고 되물으면서 "두 분에게 피해가 가는 것 같아 (김 의원이) 매우 안타까워 한다"고 말했다. 김예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그 꽃다발은 그 자리에 김 후보가 갔을 때 이미 준비돼 있었고, 김 후보는 그 꽃을 감사한 마음으로 선물로 받았다"고만했다.

<더팩트>는 문제의 꽃다발을 누가 준비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김 의원이 김연경 등과 만났던 식당을 방문했다. 식당 측은 김 의원과 김연경, 남진 등 세 사람이 식당에 온 것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답했지만 자세한 상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꽃다발 진실공방'에서 김 의원이 거짓말을 했던 것으로 드러난다면 상당한 후폭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당장 김 의원은 전당대회를 앞둔 만큼, 김연경과 남진을 자신의 정치적 선전을 위해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을 공산이 크다. 또 '꽃다발을 줬다'는 김 의원의 주장으로 김연경 등이 받은 악성 댓글 세례가 고스란히 김 의원을 향한 비판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의원을 향해 "당대표 나가려는 사람이 꽃까지 준비해서 안면도 없는 연예인에게 민폐끼치고, 자기를 지지하는 것 마냥 대국민 사기극을 꾸민 것이라면 당대표 자격이 없다"며 "정치사기꾼이니까요!!! 만약 진짜 꽃까지 준비해서 쇼를 한 것이라면 그 연예인과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시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 의원과 당권 도전에 나서고 있는 안철수 의원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북구 당협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만약 선거 기간에 이런 일이 한 번이라도 발생한다면 그 선거는 완전히 망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이 아마 그런 교훈을 보여준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윤상현 의원도 "아무리 지지율이 급하다지만 이런 식의 구태의연한 홍보는 오히려 당의 위신까지 떨어뜨리고, 향후 총선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며 "과연 총선 승리를 위한 당 대표의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 캠프 김예령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안 의원의 비판에 "오늘 또 안타깝게도 근거 없는 네거티브를 했다. 설마 당대표 후보로 나서는 분이 상대 후보에게 무조건 흠집을 내어야 한다는 심정은 아니실 것으로 믿고 싶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후보의 네거티브 전략을 볼 때 여전히 민주당의 피가 남아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한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김기현 후보는 두 국민 스타와의 만남을 자랑스러워 하면서도 사진과 글 게시에 대해 그 자리를 주선한 지인을 통해 동의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shincombi@tf.co.kr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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