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격’ 서훈 구속 놓고 공방
與 “서, 칼퇴근하며 국민 죽음 방관” 지적
주호영 “文은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아”
野 “정권 뒤바뀌자 월북몰이 시작” 맞서
윤건영 “尹정부 정치보복 칼끝 文 향해”
권영세 장관 “법의 잣대로 평가받아야”
“월북 조작 증거 드러나”(국민의힘) vs “안보를 정쟁 수단으로”(더불어민주당).
여야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구속을 놓고 5일 국회에서 첨예하게 맞붙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전임 정부의 “월북 조작 증거가 드러나고 있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파상공세를 퍼부었고, 제1 야당인 민주당은 서 전 실장에 대한 구속수사가 “국가 안보를 정치 보복의 수단으로 삼는 것”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 여야 외통위 충돌 5일 오후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재옥 외통위원장(왼쪽)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여야는 이날 외통위 회의에서 검찰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수사를 놓고 첨예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
뉴시스 |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통일부 대상 현안 질의에서 “서 전 실장이 월북 몰이, 월북 조작으로 구속됐다”며 “월북으로 조작했다는 증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태호 의원도 “남북 문제의 진실은 밝혀내야 하고 정쟁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며 “이 원칙은 정권과 관계없이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전 실장은 2020년 9월23일 새벽 열린 관계장관회의에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피격 사망 사실을 은폐하기로 하고 관계 부처에 관련 첩보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관계 기관의 보고서나 보도자료에 허위 내용을 쓰게 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로 검찰에 구속(3일)된 후 이날 첫 조사를 받았다.
민주당은 정부가 국가 안보를 ‘정쟁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반발했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서 전 실장의 구속은 굉장히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서해 공무원 사건과 관련해 언론과 정부, 국회까지 그간 모두 인정했던 사안이 정권이 바뀌자 아무런 이유 없이 뒤바뀌면서 ‘월북 몰이’가 시작됐다”고 맞섰다.
같은 당 박병석 의원은 “(이번 논란이) 가뜩이나 나쁜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주고, 국민 통합의 관점에서도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여야 공방에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서 전 실장은) 개인적으로 잘 아는 분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누구도 법 앞에서 자의적으로 할 수 없고, 법의 잣대로 평등하게 평가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 |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
앞서 여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서 전 실장 구속 전후 연이어 비판 입장을 내놓은 데 대해 십자포화를 가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문 전 대통령을 향해 “제발 정신 차리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 시절에 한·미 관계가 좋았고, 북핵 위기가 해결됐나”라며 “문 전 대통령은 아무래도 국민들과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다”고 성토했다.
김병민 비대위원도 “문 전 대통령의 말처럼 서 전 실장이 북한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전문가라면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북한과 소통하고 구조 활동에 나섰어야 한다”며 “그러나 서 전 실장은 그러지 않았고, 오히려 칼퇴근하며 국민의 죽음을 방관했다”고 꼬집었다.
검찰의 칼날이 문 전 대통령 턱밑까지 다가서자 민주당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문 전 대통령 최측근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윤석열정부가 지금 자행하고 있는 이 정치 보복의 칼끝은 문 전 대통령을 향해 있고, 문재인정부의 주요 인사를 욕보이고 모욕 주기 위함”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 가능성에 대해 “결단코 그런 일은 없어야 된다”며 “정책이라는 건 100% 정답이 없지 않나? 만약 서해에서 돌아가신 우리 국민의 목숨에 대해서 책임을 묻는다면 최근 이태원 참사로 인한 책임은 누가 지나”라고 주장했다.
김선영·최형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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