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통역 활동 이연향씨
美 국무장관 소개 영상 등장
김정은·트럼프 회담 등 담당
이 “역사 참여… 대단한 경험”
미국 국무부가 토니 블링컨 장관이 통역국을 방문해 한국계 이연향 국장과 대화하는 4분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블링컨 장관이 직접 국무부를 돌며 업무를 소개하는 ‘토니와의 산책’ 영상 중 하나다.
 | 한국계 이연향 미국 국무부 통역국장이 국무부 업무를 소개하는 ‘토니와의 산책’ 영상에서 통역국을 소개하고 있다.
국무부 유튜브 캡처 |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공개된 영상에서 “국무부 외교통역팀의 정말 필수 멤버로 우리는 그녀와 팀 없이는 업무를 할 수 없다”며 이 국장을 소개했다.
국무부에서 ‘닥터 리’로 통하는 이 국장을 블링컨 장관 역시 닥터 리라고 불렀다.
2000년대 초반부터 국무부 한국어 통역관으로 활동한 이 국장은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출신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통역을 맡아 국내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 국장은 2010년 이명박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의 회담,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방한 당시에도 통역을 담당했다.
이 국장은 통역국을 소개해 달라는 블링컨 장관의 질문에 “현재 통역국에 60여명의 상근직이 있으며 약 1000명의 통·번역가를 계약직으로 고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사실상 세계의 모든 언어를 커버한다”며 “우리가 하는 일이 매우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30년 간 통역관과 일했지만 통역을 받는 한쪽 방향에서만 통역관을 보았다”면서 “통역관이 단순히 단어의 의미뿐 아니라 어감과 강조점까지 전달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외교에서는 표현을 매우, 매우 신중히 선택하기 때문에 외교 통·번역은 최고 수준의 통·번역”이라며 “어려운 일이지만 지루한 적이 없으며 역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참여한다는 사실 자체가 대단한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통역관이 일하는 부스로 들어가 이 국장이 영어 연설을 한국어로 동시 통역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블링컨은 “대단한 실력이고 우리는 통역 없이 외교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소통은 외교뿐 아니라 세계 평화를 비롯해 모든 것의 핵심이기 때문에 우리는 늘 통·번역가를 찾고 있다”며 “여기 와서 시험을 보고 우리 팀의 일원이 돼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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