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불 1한 계승할 만한 것 아냐
결코 협의의 대상 될 수 없어”
‘1한’ 약속 여부 관련 “파악 중”
대통령실이 한·중 외교장관 회담 이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한 중국 정부의 ‘3불 1한’ 요구에 대해 “(3불 정책은) 윤석열정부가 계승할 만한 합의나 조약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드 기지가 8월 말 정도에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가 사드 3불 1한 정책을 선서했다’는 중국 정부의 주장에 대해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3불은 협의나 조약이 아니고 계승할 만한 것이 아니다”며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자위적 방어수단이며 안보주권 사안으로, 결코 협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 2017년 9월 7일 미군이 경북 성주군 사드 기지에 추가로 반입한 사드 발사대를 설치해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
‘3불’은 2017년 10월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국회에서 ‘미국 MD(미사일방어) 참여, 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문재인정부 외교적 입장이었다.
문 정부는 이에 “약속이나 합의가 아니라 단순한 입장 표명”이라고 강조했지만, 중국 정부는 이를 양국 약속으로 간주하며 한국 정부의 이행을 압박해왔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문재인정부가) 중국과 합의하거나 조약을 맺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
‘1한’은 이미 배치된 사드 운용에도 제한을 둔다는 의미로 지난 10일 중국 외교부가 처음 공식 석상에서 언급했다.
중국 외교부는 ‘3불 1한’을 ‘선서(宣誓)’했다고 홈페이지에 작성했다가 이날 ‘널리 알린다’는 뜻의 ‘선시(宣示)’로 고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 정부와 중국이 3불 1한에 대해 어느 정도 약속을 주고받았는지에 대해서는 “파악 중”이라고 밝히면서도 “3불과 관련해 (문 정부로부터) 관련 자료가 있는지 여부를 포함해서 인수인계한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드 기지 정상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운용 측면에서 8월 말 정도면 거의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정상화 범주가 어디까지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일주일 내에 (사드 기지에) 원하는 시간과 요일에 들어갈 수 있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문 정부 시절 성주 사드 기지는 포대가 임시배치 되고 지상접근이 제한되는 등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기지 정상화는 포대 배치 상태와 무관하게 사드 기지에 지상으로 자유롭게 접근하는 시설·이동 등 기지 운영 측면의 정상화를 의미한다.
이 관계자는 ‘중국이 경제보복 할 경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사드 문제는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자위권적 방어 조치이자 수단이고, 안보주권 사안”이라며 “더 보탤 것도, 뺄 것도 없다”고 했다.
◆韓·美 “사드, 자위적 방어수단”… 성주기지 정상화 속도 낸다
중국의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3불(不)·1한(限) 요구를 놓고 한·미 당국이 이달 내 경북 성주의 사드 기지 정상화라는 맞불을 놨다.
정부는 “사드는 안보주권 사항 등의 측면에서 결코 협의대상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고, 미국 정부도 중국의 무리한 요구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한국을 지원사격했다.
 |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1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요 외교 일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
◆사드 ‘3불·1한’ 요구에 기지 정상화로 ‘맞불’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1일 브리핑에서 사드 관련 질문에 “협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안보주권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최근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주장한 ‘사드 3불·1한’ 요구에 대해 대통령실이 공식적으로 일축한 것이다.
‘사드 3불·1한’은 한국이 △사드를 추가 배치 않고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지 않는다는 3불과 △기배치된 사드의 운용을 제한하는 1한을 뜻하는 중국 정부의 거듭된 주장이다.
정부는 성주에 배치된 사드 기지를 이달 말쯤 정상화할 뜻을 내비쳤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드 기지) 운용 측면에서 8월 말 정도에는 거의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임시 시설을 사용하는 한·미 장병의 임무수행 여건 개선과 자재·설비 등의 반입 보장 등을 뜻하는 ‘기지 정상화’를 지칭한 것으로, 임시 배치된 사드 포대를 정식 배치하는 ‘운용 정상화’와 구분된다.
현재 성주 사드 기지는 인근 주민 반발 등으로 헬기를 이용, 미군 병력과 레이더 가동에 필요한 물자를 공급하고 있다.
대통령실이 사드와 관련한 중국의 압박을 공식 반박하면서 한·중 간 갈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10일(현지시간) “사드는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에 대응하기 위해 고안된 신중하고 제한적인 자위적 방어 능력”이라며 “한국에 대해 자위적 방어 수단을 포기하라고 비판하거나 압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방한 추진과 관련해선 “윤 대통령이 지난 번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정중히 방한 요청을 했으니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며 확전을 경계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도 이날 “대내외 정세가 어떻게 변화하든 양국은 이미 달성한 공통 인식과 양해를 견지하고 상호 정책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유지하면서 계속해서 이 문제를 적절히 처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군 성주 기지 정상화까지 남은 과제는
대통령실이 주한미군 사드 성주 기지를 이달 말부터 정상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앞으로 진행될 절차에 시선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사드 기지 정상화 절차 등을 감안할 때 윤석열정부가 중국의 느닷 없는 ‘사드 3불·1한’ 요구에 맞서 무리하게 기지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상 1년 정도 소요되는 사드 기지 정상화에 필요한 일반 환경영향평가 및 주민설명회, 대체 부지 마련 등의 절차를 감안할 때 무리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국방부는 현재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협의회 구성을 추진 중이다.
일반환경영향평가는 사드 기지 부지 70만㎡에 대한 평가 작업이다.
사드 체계 최종 배치 여부를 결정한다.
협의회는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환경청 직원, 환경 관련 민간 전문가, 주민 대표, 국방부·환경부 직원 등 10여명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하지만 사드 기지 주변 주민들은 대표 추천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이에 국방부는 주민대표 추천범위를 소성리에서 성주군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경북 성주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서 발사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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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협의회 대표가 선정되면, 일반환경영향평가는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평가 범위 및 방법 심의→평가서 초안 작성→자료 공람 및 주민설명회 등 주민 의견 수렴의 순서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평가서 본안이 작성돼 환경부와 협의를 거치면 환경영향평가는 종료된다.
통상 1년간 진행하지만, 과거에 추진됐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등과 중복되는 부분을 건너뛴다면, 기간은 단축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사드 발사체계는 임시 작전배치된 상태다.
정부는 일반환경영향평가 결과에 기초해 사드 발사대 6기 등 관련 장비 배치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문재인 전 대통령 당시인 2019년 일반환경영향평가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주한미군의 사업계획서 제출 지연, 주민 반대 등으로 평가 사전 준비만 진행하고 협의회 구성을 미뤘다.
이현미·이창훈·최형창·김선영·박수찬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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