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구성 요구 등을 거부하면서 국회의장·법제사법위원장을 먼저 선출하자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오는 7월 1일 임시회의를 소집하겠다고 맞대응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을 겨냥해 "진심으로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반환할 생각이라면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과 법사위원장을 먼저 선출할 것을 제안한다"며 "복잡하게 이것저것 계산하지 말고 2021년 7월 23일 합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
권성동 "민주당 '검수완박' 끼워팔기...사개특위 구성 수용 불가"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국회 원구성 협상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악법을 끼워팔기 하고 있다"며 "사개특위 구성에 헌법재판소 제소를 취소하는 조건은 수용 불가"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기는 조건으로 사개특위 구성과 검수완박 관련 헌법소원 및 권한쟁의 심판청구 등 각종 소송 취하를 요구한 상황이다.
그는 "민주당의 법사위원장 반환은 국민과 한 약속 이행"이라며 "국민과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당연한 상식이 민주당에만 가면 왜 양보로 둔갑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국민의힘은 국민 절대다수가 반대하는 검수완박 악법 합의를 파기하겠다 약속했다"며 "여·야 합의가 국민보다 우선시될 수 없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검수완박 악법 강행으로 지방선거에서 국민 심판을 받았다"며 "민주당은 여전히 국민의 뜻이 어디 있는지 모르는 건지 알면서도 모른 척해야 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권 원내대표는 "우리 국민의힘이 국민과의 약속을 파기하면서 검수완박 악법에 동조할 이유는 없다"면서 "복잡하게 이것저것 계산하지 말고 2021년 7월 23일 합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단독 원구성 절차 돌입 시사..."7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이에 민주당도 여·야 원구성 협상과 관련해 국민의힘 측이 민주당의 '사법특위 구성' 등 조건을 거절하자 "오는 7월 임시국회 소집을 오늘내일 중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국민의힘 측이 민주당의 제안을 공식적으로 거절하자 사실상 단독으로 원 구성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 정오까지 원구성 협상과 관련한 민주당의 제안에 대해 답을 달라고 (국민의힘에) 요청했다.
하지만 결국 오전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공개 발언을 통해 전혀 이 상황을 타개할 의지도 의사도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에는 손톱만큼의 진정성도 없고 어떻게 하면 야당을 궁지로 내몰 것인지 전략을 몰두하는 대통령과 여당을 마냥 믿고 기다릴 수 없다"며 "7월 임시국회를 열어 국회를 정상화하고 민생 현안과 경제, 인사청문회를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전임 원내대표 간 합의를 존중하고 이행하는 차원에서 법사위(위원장직)를 여당에 양보하겠으니 여당도 주요 합의를 지켜달라는 제안은 국회 공백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열쇠였다"며 "상호 합의사항을 지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국회를 정상화한다는 지극히 합리적인 제안이었으나 여당은 지금까지 해왔던 이야기를 그대로 재반복하며 제안을 일거에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정의 무한책임 입장에 선 여당의 자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정말 차라리 벽하고 대화하는 게 낫겠다"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협상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우리로서는 마지막 협상의 끈을 놓지 않겠다"며 "이번 주까지 계속 원내수석부대표 중심으로 대화 채널을 열겠다"고 했다.
다만 "국민들이 한 달간의 국회 공백에 걱정이 많고, 심각한 기름값 급등을 포함해 물가 인상을 해소하기 위한 여러 정책 개선이나 법안 개정의 필요성도 있다"며 "이번 주 마지막으로 여당을 설득하고 국민과 의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공석인 국회의장단을 단독 카드로 검토할 방침도 예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7월 1일부터 국회 문을 열어 일해야 한다.
서로 마지막 협상에서 최선을 다해 해보자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여당이 책임 있는 양보안을 낸다면 달라질 수 있다.
7월 1일부터 국회 문을 열기 위한 절차가 있을 것인데, 그런 과정에 대해 한쪽에서 집권 여당을 설득하고 다른 쪽에서는 의견을 수렴하면서 임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오른쪽)과 전용기 의원이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기 위해 28일 국회 의사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28일 오후 국회에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박 원내대표 비서실장인 전용기 의원과 오영환 원내대변인이 국회 의사과에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냈다.
오 의원은 "민주당은 7월 임시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며 "이제 7월 1일 오후 2시부터 언제든 본회의는 열릴 수 있고 그전까지 국민의힘, 정부와 국회 정상화를 위한 협상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 의원도 "지금 대한민국 상황이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그리고 고유가까지 4대 고(高)가 지금 산적해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 국회가 일해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직무 유기 그만하고 하루빨리 국회 정상화에 힘써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규정상 이날 소집요구서를 제출하면 사흘 뒤인 다음달 1일부터 임시국회 회기가 시작돼 본회의를 열 수 있다.
본회의가 열리면 출석한 의원 중 최다선이 임시 의장을 맡아 새 국회의장을 뽑는 것으로 후반기 국회 원 구성 절차가 시작된다.
이에 국민의힘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여·야는 이달 말까지 원 구성을 놓고 대립이 더 커질 전망이다.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