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를 담당하는 한국의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 첫번째)과 미국의 성 김 대북특별대표(왼쪽 첫번째)가 지난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이 남북 협력에 걸림돌로 지적돼온 '워킹그룹' 종료를 두고 미세한 입장 차를 보여 눈길이 쏠린다.
외교부는 전날 오전 기자단에 배포한 문자 메시지에서 양국이 워킹그룹을 종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한 중인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전날 저녁 외교·안보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종료(termination)가 아닌 재조정(readjustment)"이라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역시 2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종료'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동맹국과의 대북정책 조율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절대 끝내는 것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선제적인 '워킹그룹 종료' 발표에 미국 정부가 반박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외교가에 따르면 한·미 북핵수석대표는 지난 21일 협의 당시 향후 워킹그룹 운영 방안에 대해 '컨클루전(Conclusion)'이라는 단어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컨클루전'은 '결론'이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로 이외에도 마무리, 정리, 최종 판단 등의 뜻도 있다.
이를 두고 한국 측은 '종료'라고 해석해 발표한 반면 미국 측은 '정리' 후 '재조정'한다는 의미로 해석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 또한 전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워킹그룹이라고 하니까 실무적으로 들리고 오해의 측면이 있어서 명칭을 바꾸자는 것"이라며 "명칭을 바꾸면 사실 그전에 해왔던 워킹그룹은 없어지는 것 아니냐. 명칭만 바꾸는 것이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면서 사실상 동일한 취지로 설명했다.
양측이 '종료', '재조정' 등 용어 표현을 두고 미세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워킹그룹과 같은 채널의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 향후 또 다른 협의체를 통해 관련 협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라는 얘기다.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 역시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한·미 간에 소위 대북정책 관련 포괄적인 조율은 매우 중요하다"며 "워킹그룹이 사라졌다고 해서 그것(대북정책 조율)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러면서 최 차관은 대안으로 한·미 국장급 정책대화(가칭)를 제시했다.
박경은 기자 kyungeun0411@aju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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