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위 “쇄신 차원… 포용성장 등 대체”
더불어민주당이 당의 헌법 격인 강령에서 ‘소득주도성장’(소주성)에 관한 내용을 삭제하기로 했다.
대선 이후 잘못된 정책을 시정해 새로운 당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변화로 보이지만, ‘철 지난 반성문 쓰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일각에서는 소주성이 문재인정부 핵심 정책이었던 만큼, ‘이재명 민주당’ 출범을 앞두고 ‘문재인 색깔 지우기’라는 분석도 있다.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측은 “여당이 아닌 야당이 된 만큼 경제정책 목표도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민주당 전준위 강령분과는 10일 회의를 열고 경제 분야 관련 당 강령에서 소주성을 다른 단어로 대체하자고 결론지었다.
민주당 강령 중 ‘사람 중심의 일자리 경제 실현’ 분야에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고 실직과 은퇴 등에 대비한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해 안정적인 소득주도성장의 환경을 마련한다”는 문구가 있다.
여기에 나온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단어를 다른 단어로 대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성주 전준위 강령분과 위원장은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해당 강령은 민주당이 여당인 시절, 정부 정책 뒷받침을 위해 넣었던 것”이라며 “이제 야당이 됐기 때문에 새로운 담론을 펼치는 것이 맞다고 의견이 모였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포용성장’ 등으로 이를 대체하자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다만 추후 논의 과정에서 다른 단어로 바뀔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포용성장이라는 말이 잘 와닿지 않는다, 더 눈에 띄는 단어로 대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과거 정부 정책 실패를 인정한 것이냐는 지적에는 “문재인정부에서도 포용성장, 혁신성장이라는 표현을 썼다.
폐기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전준위는 앞서 이 같은 방향으로 강령을 개정할지를 두고 당 의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상당수가 동의했다고 알려졌다.
또 재벌개혁을 재벌·대기업 또는 대기업 개혁 등으로 대체, 1가구 1주택, 금산분리 원칙, 적극적 재정정책과 재정 건전성, 기본소득과 젠더 갈등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도 설문조사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전준위는 오는 16일 전체회의를 열어 당 강령 개정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또 이재명 의원 강성 지지자들이 요청한 당헌 80조 개정 여부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다.
당헌 80조는 사무총장이 부정부패 관련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 직무를 정지하는 내용이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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