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불청객 알레르기 비염, 치료 늦으면 합병증 초래할 수도스포츠월드 기사제공: 2025-03-13 18:39:51

꽃가루·집먼지 진드기 등이 주범
콧물·코막힘·재채기 등 감기와 유사
방치시 만성 부비동염 등 유발 주의

만성 비염을 가진 사람들은 환절기가 두렵다.
봄이 다가오면서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부쩍 심각해지는 것을 체감하는 사람도 많다.
아침마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콧물이 흐르고, 밤에는 코가 막혀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다.

알레르기 비염은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반려동물 털 등의 특정 항원에 대한 면역계의 과민반응으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약 15~20%가 이를 앓고 있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알레르기 비염 진단율이 2012년에 비해 2022년 4.4% 증가했다.
환경오염, 미세먼지 증가, 생활습관 변화 등의 요인이 알레르기 비염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청된다.

봄철에는 알레르기 비염이 기승을 부리는 만큼 미리 관리를 통해 예방해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통년성과 계절성으로 나뉜다.
통년성 비염은 1년 내내 코감기와 같은 증세가 지속되는 것이다.
주로 집먼지 진드기와 같은 실내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인해 발생한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의 털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반면, 계절성 비염은 계절별로 증상이 나타나며, 봄철에는 꽃가루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이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신재민 고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 질환”이라며 “부모 중 한 명이 천식이나 아토피 등의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다면 자녀의 발병 가능성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지만, 평소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특정 환경에서 갑작스럽게 발현되기도 한다.
한번 증상이 발현된 후에는 유사한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같은 상태를 겪을 수 있다.
일부 환자는 나이가 들며 증상이 완화되기도 하지만, 중장년층에서 새롭게 발병하는 경우도 있다.

알레르기 비염의 대표적 증상은 콧물, 코막힘, 재채기다.
일반적인 감기와 증상이 유사하지만 1~2주면 호전되는 감기와 달리 알레르기 비염은 특정 항원에 대한 면역반응으로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전문의의 검사와 진단이 필요하다.

신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부비동염, 삼출성 중이염, 수면무호흡증 등 합병증에 노출될 수 있다”며 “특히 어린 환자들은 구강으로 호흡하는 습관으로 얼굴 변형이나 치아 부정교합 등을 겪을 우려가 있다.
가려움증으로 인해 얼굴을 자주 비비는 습관으로 피부 변색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치료 방법은 크게 회피요법, 약물요법, 수술요법, 면역요법으로 나뉜다.
회피요법은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는 원인 물질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원인 물질과의 접촉을 피할 수 없다면 약물요법을 쓸 수 있다.
약물요법으로는 항히스타민제, 비강 내 스테로이드 스프레이 등이 있으며, 증상에 따라 류코트리엔 조절제나 혈관수축제 등이 추가될 수 있다.
면역요법은 원인 물질에 대한 면역계를 점진적으로 조절해 알레르기 반응을 줄이는 치료법이다.
3~5년간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신재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라며 “조기 치료와 지속적인 관리만이 고통을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그에 따르면 봄철에는 특히 코세척이 유리하다.
신 교수는 “코세척은 코점막의 섬모 운동을 활발하게 도와주고,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항원 물질을 씻어내는데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