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국내 OTT 시장 선두인 넷플릭스의 구독률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 /넷플릭스 홈페이지 갈무리

[더팩트｜이성락 기자]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선두인 넷플릭스의 구독률(이용률)이 하락세를 탄 반면, 쿠팡플레이와 티빙은 상승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동통신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이동통신 기획 조사'를 통해 14세 이상 스마트폰 이용자 3355명에게 OTT 이용 경험·만족도 등을 묻고 구독률 10% 이상의 상위 6개 플랫폼을 비교한 결과를 8일 공개했다.

올해 상반기 조사에서 OTT 평균 구독률(계정 공유 포함)은 72%로 지난해 하반기와 동일했다. 1년 전인 지난해 상반기(74%)보다는 2%포인트(p) 감소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OTT별 구독률(복수 응답)은 넷플릭스가 43%로 1위를 유지했고, 이어 쿠팡플레이(33%), 티빙(25%), 유튜브 프리미엄(21%), 디즈니플러스(13%), 웨이브(11%) 순으로 나타났다. 순위 변동은 없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넷플릭스의 점유율이 지난해 하반기(47%) 대비 4%p포인트 감소한 점이다. 지난해 상·하반기 사이 2%p 하락에 이어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반면 쿠팡플레이는 6%p, 티빙은 4%p 상승했다. 쿠팡플레이는 지난해 하반기 구독률 26%로 넷플릭스에 21%p 뒤졌으나, 이번에는 10%p 차이로 따라붙었다. 같은 기간 티빙도 넷플릭스와의 차이를 27%p에서 18%p로 줄였다.

가장 자주, 많이 이용하는 비율(주 이용률)은 넷플릭스(28%), 유튜브 프리미엄(17%), 티빙(10%), 쿠팡플레이(9%), 웨이브(3%), 디즈니플러스(2%) 순으로 나타났다. 컨슈머인사이트는 "국내 OTT는 구독률 대비 주 이용률이 현저하게 낮아 글로벌 OTT의 보완재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한계"라고 평가했다.

유튜브 프리미엄, 넷플릭스, 티빙은 종합 만족도와 세부 항목(콘텐츠·사용성·요금·상품 구성·할인 혜택)별 만족도가 모두 하락했는데, 공통적으로 '요금·상품 구성·할인 혜택' 부문에서 하락 폭이 제일 컸다.

특히 유튜브 프리미엄은 이 항목에서 13%p 급락했다. 지난해 12월 구독료를 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42.6% 인상한 여파로 추정된다. 컨슈머인사이트는 "비슷한 시기 티빙이 월 구독료를 20% 올렸고,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축소와 함께 베이식 멤버십(월 9500원) 신규 가입을 제한했음을 고려하면 요금제 변동과 만족도의 상관관계는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쿠팡플레이는 모두 상승했다. '요금·상품 구성·할인 혜택'에서 12%p 뛰어올라 1위(54%)가 됐고 '콘텐츠(9%p 상승)', '사용성(3%p 상승)' 만족률도 높아졌다. 가장 저렴한 요금제(월 4990원, 쿠팡 와우 멤버십 가입 시 무료)와 함께 공들여 키운 스포츠 독점 중계 콘텐츠의 효과로 풀이된다.

티빙은 지난 3월부터 한국프로야구(KBO) 독점 중계를 시작했고 올해 상반기 드라마 최대 화제작인 '눈물의 여왕'과 '선재 업고 튀어'가 흥행에 성공했음에도 '콘텐츠(-5%p)', '사용성(-3%p)'에서 만족률이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 컨슈머인사이트는 "프로야구 중계 초기의 자막 오류 등 방송사고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