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단지에 들어설 하이트진로 베트남 공장 조감도 [사진=홍승완 기자]
8년 전 소주 세계화를 외친 하이트진로가 올해는 소주 대중화를 선언했다. 목표는 2030년 소주 수출액 5000억원. 현재보다 약 3배 높은 수준이다. 과제는 이를 뒷받침 할 수출 물량 확보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타이빈성에 해외 첫 생산 공장을 세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0일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단지에서 공장 부지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전무, 정성훈 진로소주 베트남 법인장을 비롯해 응오 동 하이 타이빈성 인민위원회 서기장, 응웬 꽝 흥 타이빈성 인민위원회 부성장 등 베트남 측 고위관계자도 동석했다. 하이트진로 생산 공장에 거는 베트남측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응웬 꽝 흥 부성장은 "타이빈성은 이명박 전 대통령도 방문한 곳"이라며 한국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어 "하이트진로가 해외 첫 생산 공장으로 타이빈성을 택해 매우 기쁘고,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응웬 민 흥 리옌 하 타이 그린아이파크 회장은 "이 곳에서 만드는 하이트진로 소주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하이트진로 베트남 공장은 약 2만5000평(8만2083㎡) 토지 면적이며, 내년 1분기 착공 예정이다. 축구장 11배 크기다. 정 법인장은 "하이트진로 소주 수출량이 늘어 해외 생산 라인 구축이 필요했다"며 "국내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에 준하는 품질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장 전무는 "하이트진로 역사상 처음 짓는 해외 공장이라 각별한 의미가 있다"며 "베트남 공장은 생산 기지 역할로, 이 곳에서 만드는 소주는 전세계로 수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가 해외 첫 생산 공장으로 타이빈성을 낙점한 이유는 위치와 경제성이다. 베트남 북부 해안 지방인 타이빈성은 수도 하노이와 차로 약 2시간 거리로 가깝다. 또 북부 경제 도시 하이퐁도 인접해 있다. 또 깟비 국제공항과 하이퐁항, 해안도로 등 교통 인프라도 갖춰져 있어 북부 요충지로 꼽힌다. 특히 베트남 정부가 지난 2018년 타이빈성을 경제 특구로 지정해 신흥 산업도시로 떠오르는 곳이다. 2021년 기준 타이빈성 경제성장률은 6.7%다. 특히 타이빈성이 제공하는 투자 이점도 하이트진로 공장 부지 선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타이빈성에 투자한 한국 기업은 15년간 연간 토지 임대료(토지세)를 면제 받는다. 또 투자 초기 4년간은 법인세를 100% 면제받고, 이후 9년 동안 50% 감면 받는다. 정 법인장은 "토지세 면제와 각종 인건비, 임대료 등에서 (타이빈성은) 경쟁력을 갖춘 곳"이라고 평가했다.
정성훈 하이트진로 베트남 법인장이 베트남 공장 부지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하이트진로 공장 부지는 그린아이파크산업단지 사무실에서 차로 약 1분 거리다. 공장이 들어서는 곳에는 2차선 도로가 나있고, 인근 곳곳엔 주택이 들어서 있다. 현재 공장 부지에는 약 20m 간격으로 빨간색 깃발이 꽂혀 있다. 공장이 들어서는 장소를 표시해둔 셈이다. 깃발 근처에는 굴삭기(일명 포크레인)와 덤프트럭 등 주차돼 기초 공사 첫 걸음이 머지 않음을 보여줬다.
베트남 생산 공장 착공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지만, 베트남 수질이 과제로 꼽힌다. 물맛이 소주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에 정 법인장은 "그린아이파크가 클린 워터를 제공한다. 우리나라 수돗물 수준이며 하이트진로는 이를 다시 한 번 깨끗하게 정제해 사용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하노이 맥주거리에서 진로 소주 판촉 직원들이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홍보하는 모습 [사진=홍승완 기자]
하이트진로가 베트남 해외 생산 공장 건립에 나선 이유는 '자신감'이다. 진로 소주 해외 매출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약 12.6% 성장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2022년에는 세계 최초 1억 상자를 돌파하기도 했다.
베트남 하노이 맥주거리에서도 소주 인기를 엿볼 수 있다. 지난 10일 찾은 맥주 거리에서는 현지인들이 진로 과일맛 소주를 현지 음식과 곁들여 먹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m 걸을 때마다 한 테이블 꼴이다. 특히 대부분 현지 여성들이 과일맛 소주를 한 손에 들고 "못, 하이, 바, 요!"를 외치며 잔을 부딪혔다. 못하이바요는 하나 둘 셋 건배를 뜻하는 베트남식 건배다. 한 베트남 여성은 능숙하게 소주잔에 과일맛 소주를 따르고 소주잔을 머리 위로 돌린 뒤 들이켰다. 사진을 찍는 기자에게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건 덤이었다.
이날 맥주거리엔 진로 판촉 직원들이 '100주년 진로'(100th ANNIVERSARY JINRO)라고 적힌 하얀색 티셔츠를 입고 진로 소주 홍보에 나섰다. 이들은 판촉용으로 제작한 진로 두꺼비 캐릭터 굿즈와 우산 등을 들고 테이블마다 들러 게임 참여를 제안했다. 국내에서 진행하는 주류 판촉 홍보 활동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게임에 참여한 이들은 '코리안 넘버원 소주, 진로'라고 적힌 상품을 타갔다. 소주는 국내에서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술이지만, 베트남에서는 의미가 남다르다. 국내 식당에서는 소주 1병이 5000원 수준이지만, 베트남에서는 약 7000원에 팔린다. 맥주거리에서 판매하는 소주 값은 그보다도 높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한 손에 소주를 병째 들고 마시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맥주 거리에 있는 진로 BBQ에서 만난 대학생 땀씨(23)도 이날 친구 두 명과 진로 자두맛, 청포도맛, 복숭아맛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그는 "대학교 2학년 때 아는 언니를 통해 소주를 처음 알게 됐다"며 "도수가 낮은 과일맛 소주를 선호해 한 달에 두 번 정도 마신다"고 말했다. 땀씨는 "다른 브랜드 소주를 마셔본 적도 있지만, 진로가 낫다"고 말했다.
김광욱 진로 BBQ 점장이 하노이 공동취재단과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하노이 공동취재단]
진로 BBQ를 운영 중인 김광욱 점장은 "하노이에서 진로 바베큐를 직영점으로 4곳 운영하고 있다"며 "(맥주 거리에 있는) 이 매장은 관광지에 있다 보니 현지인이 50%지만, 다른 지역은 99% 이상이 베트남 현지인들이다"고 설명했다. 김 점장은 "여성 고객이 많아 과일맛 소주가 많이 나가는 편"이라며 "한국에 친화적이고 SNS를 하는 젊은 베트남인들이 많이 방문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가게에 오는 손님들은 보통 1인당 소비액이 3~4만원 수준으로, 대부분 중산층 이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이트진로 베트남 공장 시운전·생산은 2026년 2분기가 목표다. 해당 공장에서는 과일 소주를 생산하는 1차 라인만 구축할 예정이다. 초기 목표 생산량은 연간 100만 상자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추가 해외공장 건설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해외사업본부가 수요와 물류 이슈 등을 파악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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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단지에 들어설 하이트진로 베트남 공장 조감도 [사진=홍승완 기자]8년 전 소주 세계화를 외친 하이트진로가 올해는 소주 대중화를 선언했다. 목표는 2030년 소주 수출액 5000억원. 현재보다 약 3배 높은 수준이다. 과제는 이를 뒷받침 할 수출 물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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