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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적 결합 or 반목 신호탄…카카오 최혜령 신임 CFO '철권통치' 향방은
더팩트 기사제공: 2024-02-13 00:08:11

카카오, SM엔터 경영진 등 강도 높은 감사
최혜령 CFO, '청렴서약서' 수령하며 내부통제 본격화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등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내부 통제에 나서고 있다. /더팩트 DB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등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내부 통제에 나서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최문정 기자] 카카오가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내부 통제의 고삐를 죄고 있다. 카카오 그룹이 전방위적인 사법리스크로 위기 속의 '쇄신'을 약속한 가운데, 카카오 그룹의 신임 재무 사령탑으로 등장한 최혜령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 3월 하이브와의 혈투 끝에 품에 안은 SM엔터를 대상으로 강도 높은 감사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가 SM엔터 경영진의 PC를 수거해 포렌식까지 실시했다.

강도 높은 감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카카오가 SM엔터의 재매각을 추진한다는 추측이나 SM엔터 경영진 '물갈이'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뒤따랐다.

먼저 입을 연 것은 카카오다. 카카오는 지난달 29일 공시를 통해 "SM엔터 매각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침묵을 지키던 SM엔터는 지난 4일 공지를 통해 "당사가 카카오와 소통한 바에 따르면, 카카오는 경영진 교체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SM엔터는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과 함께 공동 성장을 추구하고, 상호 시너지를 내기 위한 긴밀한 사업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와 SM엔터의 입장 발표로 양사의 신경전은 마무리돼 가는 분위기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중앙집권적 통제 체제를 마련하고 있는 카카오와 계열사의 갈등이 표면화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영입된 최혜령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11월 법인카드를 사용해 게임 아이템 1억원어치를 결제해 정직 처분에 내려졌던 김기홍 전 CFO를 대신에 최혜령 CFO를 영입했다. 최 CFO는 크레디트스위스(CS) 상무 출신으로,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등의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카카오와는 카카오뱅크 상장 당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것을 인연으로 영입된 것으로 추측된다.

최 CFO는 합류 직후부터 강도 높은 내부 통제에 나서고 있다. 재무그룹 직책자들에게 '청렴서약서'를 받았다. 또한 주요 증권사에 카카오 본사와 미팅을 원할 경우 희망 날짜와 내용, 참석 구성원 등을 사전에 고지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협조 이메일을 보냈다. 미팅 제안은 희망 날짜로부터 최소 일주일 전에, 급박한 사정이 있는 경우 3일 전까지는 제안해 달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최 CFO가 내·외부적으로 재무그룹을 둘러싼 통제를 조이다 보니 이번 SM엔터 감사와 경영진 PC 포렌식 사태 역시 최 CFO의 입김이 들어갔다는 분석도 제시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SM엔터 감사 조치는 감사위가 카카오와 종속회사의 연결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외부 법무법인을 통한 SM엔터의 재무제표 감사 필요성이 있어 실시됐다"며 "최 CFO의 지시로 해당 조치가 이뤄졌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11월 카카오에 합류한 최혜령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무그룹 직책자들에게 '청렴서약서'를 받는 등 강도 높은 쇄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동률 기자
지난해 11월 카카오에 합류한 최혜령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무그룹 직책자들에게 '청렴서약서'를 받는 등 강도 높은 쇄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동률 기자

투자은행 업계 등에 따르면, 최 CFO는 최근 국내 대형 증권사들과 릴레이 미팅을 진행하며 상견례를 가졌다. 이에 따라 향후 카카오 계열사들의 투자 유치나 자금 조달 시 본사의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되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는 그동안 독립적인 자율경영을 장려했던 분위기에서 탈피해 구심력 있는 경영체제를 갖추겠다고 선언했다.

김범수 창업자는 지난해 12월 11일 임직원과의 간담회에서 "계열사마다 성장 속도가 다른 상황에서 일괄적인 자율경영 방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며 "투자와 스톡옵션, 전적인 위임을 통해 계열사의 성장을 이끌었던 방식과도 이별을 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이 시점에 카카오가 사회와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와 눈높이를 맞추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분적인 개선과 개편으로는 부족하다"며 "과거와 이별하고 새로운 카카오로 재탄생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쇄신 작업에 나서고 있는 카카오 그룹에서 최 CFO의 존재감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 카카오 그룹의 M&A와 IPO 등 주요한 경영 결정을 진두지휘하던 배재현 CA협의체 투자총괄대표가 지난해 11월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더욱 강력하게 내부 통제의 고삐를 죄는 만큼, 향후 계열사와 본사 간의 갈등이 표면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카카오 투자심의위원회는 카카모빌리티의 유럽 택시 서비스 '프리나우' 인수에 반대 의견을 냈다. 투자심의위는 약 4000억원에 달하는 프리나우 인수 제안가가 과도하다고 판단하고 인수안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카카오와 SM엔터라는 두 기업이 인수합병(M&A)을 통해 결합되는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이라며 "카카오가 '책임경영'을 골자로 계열사 단속에 나서고 있는데, 기존의 경영 기조를 바꾸는 일인 만큼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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