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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토반에서 183㎞까지 거침없다…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폭스바겐 ID.4 GTX와 ID.5 GTX [시승기]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3-04-02 10:00:00

“이제 속도 무제한 구간에 접어들었습니다.
최대 속도를 즐겨보세요.“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독일 북부 도시 함부르크 인근의 아우토반(고속도로). 폭스바겐의 전기차 ID.4 GTX를 운전하는 기자의 무전기로 시승차를 인솔하던 인스트럭터의 안내가 흘러나왔다.

ID.4 GTX의 모습. 백소용 기자

곧바로 1차로에서 가속 페달을 밟자 계기판의 속도 숫자가 거침없이 올라갔다.
이 차량의 최대 속도인 180㎞를 살짝 넘은 183㎞까지 속도가 붙었다.
충분히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 같은 상태에서 속도는 딱 멈췄다.
이정도 속도에도 차체의 흔들림이나 소음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ID.4 GTX는 폭스바겐의 첫 순수 고성능 전기차다.
지난해 국내에 출시된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ID.4에 듀얼모터를 탑재한 모델이다.
최대출력 299마력(hp),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6.2초다.
경쟁사의 고성능 전기차에 비하면 낮지만 수치 대비 탄탄한 주행 능력과 질감을 보여줬다.
한마디로 스펙을 뽐내기보다는 ‘부담 없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고성능 전기차’라는 느낌이다.
모든 사람이 탈 수 있는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을 내세우는 폭스바겐다운 전략이다.

함부르크에서 출발해 하노버, 볼프스부르크를 거쳐 막데부르크까지 약 430㎞ 거리를 가는 동안 전기차 특유의 이질감이 없었다.
ID.4와 마찬가지로 내연기관차에 가깝게 느껴졌다.
D모드와 B모드의 두단계 회생제동모드를 제공하는데, D모드의 경우 내연기관차와 거의 차이가 없는 자연스러운 주행을 할 수 있었고, B모드는 회생제동 강도가 좀더 높아지긴 했지만 역시 다른 전기차에 비해서는 울렁거림이 적었다.

ID.4 GTX의 모습. 백소용 기자

내부는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한 간결한 모습이었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는 대형화되고 일체형으로 이어지는 요즘 추세와는 달리 최소한의 크기로 자리잡고 있었다.
앉아서 브레이크 버튼을 누르면 별도의 시동버튼을 누르지 않고 출발 준비가 됐다.
헤드업디스플레이는 속도와 방향 정도를 알려주는데 가시성이 좋아 낯선 이국 땅에서도 헷갈리지 않고 길을 안내받을 수 있었다.

다음날 막데부르크 지역공항으로 이동해 활주로에서 ID.5 GTX를 시승했다.
ID.5는 ID.4와 차체 크기와 기능은 유사하며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강조한 쿠페형이다.

장애물을 지그재그로 통과하는 슬라럼과 제로백 시험주행 등을 했다.
이같은 성능 체험은 주로 내연기관 고성능차에 맞춰져있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가 탑재돼있어 차체가 내연기관차보다 더 무거운 것은 불리하지만 무게중심이 낮은 점은 장점으로 작용한다.

ID.4 GTX(왼쪽)와 ID.5 GTX의 모습. 백소용 기자

에코모드에서 컴포트모드, 스포츠모드로 주행모드를 바꿀 때마다 차량에 전해지는 힘의 강도가 세지는 것이 느껴졌다.
개인화 설정을 통해 총 16단계로 조절되는 어댑티브 섀시 컨트롤(DCC) 서스펜션을 스포츠에 가깝게 올리자 차량 하단을 지지하는 힘이 더욱 강해졌다.

ID.4 GTX와 ID.5 GTX은 아직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다.
두 모델 모두 용량 77.1kW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유럽 인증 국제표준주행모드(WLTP) 기준 480㎞로, 국내에서는 수치가 변동될 수 있다.
함부르크·막데부르크=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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