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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들도 공감(共感) 능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간이 동료들의 감정을 느끼고 서로 배려하는 능력이 아주 오래전 고생대 시절 포유류와 어류로 갈라지기 이전에 시작된 깊은 뿌리를 갖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캐나다ㆍ포루투갈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지난달 22일(현지 시각) 이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열대 관상어의 일종인 뇌에서 옥시토신(oxitocin)을 제거하거나 생산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유전자를 삭제한 후 관찰했다.
그런데 이같이 유전자가 조작된 제프라피쉬들은 거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다른 물고기들이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감지하지 못한 채 행동을 바꾸거나 조절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연구팀은 이후 몇몇 유전자 조작 제브라피쉬에게만 옥시토신을 주입했다.
그러자 다른 물고기들의 감정을 감지하고 반응하는 능력이 되살아났다.
또 제브라피쉬들이 이전에 스트레스를 받은 동료들에게 마치 위로라도 하듯 더 신경을 쓰는 행동들이 목격됐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제브라피쉬가 동료들의 두려움을 감지할 수 있으며 이를 매우 꺼려한다는, 즉 공감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 이같은 능력이 옥시토신(oxytocin)에 의해 조절된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 물질은 인간의 뇌에서 공감 능력에 관여하는 화학물질이기도 하다.
앞서 다른 연구에서 옥시토신은 생쥐의 뇌에서 동료들의 공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된 적도 있다.

앞서 제브라피쉬는 2019년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의 실험에서 인간·조류와 비슷하게 렘(REM) 수면과 논 렘수면을 취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이는 그동안 조류와 포유류만이 진화 중 REM 수면을 획득했다 정설에 반기를 드는 결과였다.
즉 인간의 수면 능력도 어류와 인간의 조상이 하나의 뿌리에서 갈라지기 전엔 4억5000만년 전 이전에 기원을 두고 있다는 것이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한스 호프먼 미국 텍사스대 진화신경과학자는 AP통신에 "공포를 느끼거나 사랑에 빠지는 등 인간의 감정적 능력과 관련된 일부 메커니즘은 분명히 매우 오래된 경로를 갖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공감을 할 수 있는 인간의 뇌의 능력이 인류와 물고기가 공통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왔던 약 4억5000만년 이전부터 시작됐을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