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약보합으로 마감한 가운데 16일 코스피는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용 인공지능(AI) 칩 'H20'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출이 어려워졌다는 소식이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이 중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며 관세 협상 가능성과 함께 은행주들이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하락 폭은 만회될 전망이다.

15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5.83포인트(0.38%) 내린 4만368.96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9.34포인트(0.17%) 하락한 5396.6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8.32포인트(0.05%) 떨어진 1만6823.17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는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부품에 대한 25% 관세를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뒤 추가적인 관세 조치를 내리지 않으면서 숨 고르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을 대신 읽는 형식으로 "공은 중국 쪽에 있다"며 "중국은 우리와 협상해야 하지만, 우리는 중국과 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종목별로는 은행이 호실적을 기록하며 상승했다.
씨티그룹은 올해 1분기 매출이 216억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 212억9000만달러를 상회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9% 늘어난 275억1000만달러를 달성하며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이런 호실적에 BofA는 3%, 씨티그룹은 2% 넘게 상승했다.
반면 미 항공기 제조사 보잉은 2% 넘게 하락했다.
미국과 관세 갈등이 격화되는 중국 정부가 자국 항공사들에 미 보잉 항공기 인도 중단을 지시하면서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국내 증시는 하락 출발 후 낙폭을 줄여갈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가 지난 9일 미국 정부로부터 중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로 H20을 수출할 경우에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소식에 시간외 거래에서 급락했다.
이로 인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장 마감 후 미국 정부가 안보 문제로 엔비디아 H20 칩의 대중 수출을 무기한 금지하기로 결정했다는 소
식에 엔비디아의 시간외 주가가 5%대 급락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관세 협상 진행 소식, 미국 은행주 호실적 등 상방 재료가 상존함에도 엔비디아 발 악재가 장중 변동성을 유발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어 "국내 증시는 하락 출발한 이후 낙폭을 줄여가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속적인 외국인 순매도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무역협상에 나서기를 촉구하는 가운데 중국은 오히려 대미 무역 제재를 확대하며 경계감이 부각됐다"며 "환율 하향 안정화 속 외국인은 이달 코스피를 9조원 가까이 순매도했는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외국인의 수급 공백은 국내 투자자들로 하여금 주가 반등의 지속성에 의심을 품게 만들고 있다"며 "동시에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 본격적인 순매수로 전환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안겨주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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