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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경쟁력 진단]②해외거래소도 경쟁력 강화에 사활

경쟁력 강화는 한국거래소만의 문제는 아니다.
해외 거래소들도 우수한 기업들의 상장 유치 및 사업 다각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자회사 설립 등을 통해 정보사업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선 해외 거래소들은 이들 사업에서 거래수익에 맞먹는 수익을 내고 있다.


"우수한 기업을 잡아라"…해외 거래소 기업 유치 경쟁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이 발간한 '2024년 EY 글로벌 기업공개(IPO)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183개 기업의 상장을 유치했는데 이중 55%가 해외 발행사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같은 기간 한국은 80건의 IPO를 성사하며 글로벌 4위에 안착했으나 해외기업은 없었다.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해외기업은 21곳(주식예탁증권 포함)으로 전년 대비 1곳 줄었다.



IPO 조달 금액으로 보면 미국이 지난해 IPO 건수로는 인도(327건)에 왕좌를 내줬으나 IPO 조달 금액은 세계 1위(328억달러)에 올랐다.
같은 기간 한국은 조달금액이 29억달러로 2% 증가했으나 홍콩(107억달러)은 물론 일본(62억달러)에도 크게 뒤졌다.


역외 상장 시장의 미국 편중이 심화하면서 아시아의 거래소들은 저마다 자국 기업들의 국내 상장을 독려하면서도 해외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TSE)의 경우 지난해 아시아의 유니콘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TSE 아시아 스타트업 허브'를 발족했다.
전도유망한 아시아 신생기업들을 발굴하고 자금 조달·법무 서비스를 제공해 향후 일본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6개국 14개 기업이 선정돼 도쿄거래소 상장을 목표로 달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선 유일하게 전자책 업체 '리디'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글로벌 IPO 건수 1위를 기록한 인도는 자국 내 금융거래 경제특구(SEZ) 기프트시티에 국제금융서비스센터(IFSC)를 세우며 해외 IT기업에 문호를 개방했다.
인도 본토의 거래소와 별도로 운영되는 IFSC의 거래소는 상장사의 의무 공모 비율을 기존 25%에서 10%로 낮추는 등 유인책을 내놓고 있다.
현재 인도 경제특구엔 구글, 오라클, SAP 등 미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은 물론 시티은행,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IB들이 다수 포진해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요 글로벌 거래소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세적으로 테크기업의 유치에 나서고 있고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이라며 "거래소 간 경쟁의 승패가 해당 거래소가 위치한 도시나 국가의 금융경쟁력에 미칠 영향력은 결코 적지 않을 것이고 한국도 피해 갈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런데도 거래소 간 유니콘 기업 유치 경쟁에 대비한 국내 전략은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내 거래소의 인프라 발전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M&A·데이터사업 등으로 사업 다각화

글로벌 거래소들은 이미 일찍부터 생존을 위해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나섰다.
데이터 및 인덱스 사업과 각종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워 주식시장 거래만을 담당하는 거래소에 그치지 않고 진화 중이다.



런던증권거래소(LSE)는 2019년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인 레피니티브를 약 270억달러(약 40조원)에 인수하며 거래소의 사업 영역을 전통적인 거래 및 청산 업무에서 금융시장 데이터 분석 및 판매로 확장했다.
또한 LSE는 정보사업을 위해 2011년에는 지수회사 FTSE를 자회사로 만든 데 이어 2014년에는 미국의 지수개발업체 러셀을 인수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거느린 인터콘티넨털 익스체인지(ICE)는 2015년 금융 데이터 회사인 인터렉티브 데이터(IDC)를 52억달러에 사들인 바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는 2012년 지수회사(S&P DJI)에 지분 참여했다.
독일거래소(DB)도 조인트벤처로 STOXX 설립한 후 STOXX 지분을 완전 인수했다.
일본거래소그룹(JPX)도 자회사(JPXI)가 데이터·인덱스 사업을 하고 있고 대만증권거래소(TWSE)도 인덱스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타이완인덱스플러스(TIP)를 보유하고 있다.


나스닥, ICE, LSE 등 선진 거래소들은 이미 10년 전에 IT 정보사업으로 버는 돈의 비중이 전체 수익의 절반 가량을 넘어섰다.
한국거래소 역시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에 청산결제시스템을 수출하는가 하면 최근 대용량 데이터 판매 지원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축하는 등 수입 모델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시장수수료 수입이 전체 영업수익의 83%를 차지하는 등 전통적인 매매 수수료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거래소들의 경쟁력을 비교할 때 여러 가지를 보게 되는데 최근에는 거래외의 수익이 얼마나 나는지를 비교하는 추세다.
LSE의 경우 시장정보사업의 수익이 거래수익과 맞먹는 수준"이라며 "해외 거래소들이 추구하는 발전 방향이 어떤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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