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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개 사라진 은행 점포…앱에 밀리고, 희망퇴직으로 나가고

국내 은행 점포 숫자가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의 디지털화로 비대면 업무가 늘면서 은행들이 지점과 임직원 숫자를 지속해서 줄이고 있어서다.
오프라인 점포가 사라지면서 디지털화에 취약한 계층의 금융서비스 이용 불편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 전체 점포 숫자는 총 5792개로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01년 이후 가장 적었다.
전국 은행 점포는 2012년 7836개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21년 6234개, 2022년 5948개, 2023년 5896개 등 추세적으로 감소했다.
2012년부터 작년까지 총 2044개가 사라진 셈이다.


은행들은 최근 휴대전화 앱(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고객이 늘고 비대면 거래 비중이 확대되면서 영업점을 없애거나 합치는 등 축소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8개 영업점을 폐쇄했고, 신한은행도 지난 1월 28개 영업점을 없앴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등도 올해 영업점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입출금과 대출 등 대부분의 은행 업무를 이제는 모바일 앱이나 인터넷으로 볼 수 있어 오프라인 영업점을 줄이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 점포가 사라지면서 은행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줄었다.
2012년 12만7593명이던 은행 총 임직원 수가 작년에는 11만3882명으로 1만3711명 줄었다.
신한은행,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 은행은 올해 들어서도 희망퇴직을 이어가고 있다.
5대 시중은행에서만 올해 최대 2000여명 이상 짐을 쌀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의 디지털화가 빨라지면서 은행이 수익성을 위해 점포를 폐쇄하는 것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일 수 있지만, 이로 인해 고령층과 같이 스마트폰 이용이 불편한 소비자들의 금융접근성을 제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은행 점포 이용을 위한 이동거리가 20㎞가 넘어가는 상위 30개 지역 중 26개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화 지역에 속한다.
65세 이상 인구의 경우 은행 앱을 이용하는 비중이 작은데 은행 점포마저 없어지면서 금융서비스 접근성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은행 대리업 제도 도입, 은행권 공동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및 편의점 입출금 서비스 등 은행 업무위탁 활성화 방안을 최근 발표했다.
은행 점포가 사라지면서 예적금과 대출 등 은행 고유업무를 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는 대체수단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오는 7월 혁신서비스 지정을 통해 연내 은행대리업 시범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다만 정부 정책의 한계도 명확해 보다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대리업자는 은행 점포가 제공해 주던 것과 동등한 질과 범위의 서비스 제공을 완전히 보장해 주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체국 등 대리업이 가능한 기관의 존재가 오히려 지역 내 은행 지점 폐쇄를 촉진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은행의 업무를 타 기관에 위탁하는 것은 접근 가능한 서비스의 동질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음을 감안할 때, 점포 폐쇄 시 이용 가능한 금융기관의 변화와 대체 가능성을 보다 면밀히 평가하고 통합적 시각에서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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