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2025년 러 권역 판매 목표 14.2% ↑
북미 증가율보다 8배 높게 잡아
현대차, 2025년 러 공장 재매입 결정
급성장한 中 업체와 경쟁 불가피
삼성·LG전자, 가전 재진출 착수
HD현대, 우크라 중장비 수요 예측
건설사들도 재건 사업 참여 모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2022년부터 3년 넘게 이어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논의가 본격화되며 우리나라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기업들은 러시아에서 사업에 복귀할 시점을 재는 한편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도 준비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러·우 전쟁 발발 이전 이들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했던 기업들이 최근 재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 |
지역별로 러시아 권역 판매량 목표는 지난해보다 14.2% 증가한 5만2000대로 밝혔다.
국내 판매량은 55만2000대로 지난해보다 1.8% 늘어났고, 북미 판매량은 107만7000대로 지난해보다 1.9% 증가하는 등 대부분의 권역에서 5% 이하 증가가 예상된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트럼프 행정부의 러·우 전쟁 종전 의지가 강한 만큼 종전에 무게를 두고 목표량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송호성 기아 사장도 9일 ‘2025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장기 미래 전략 ‘플랜 S’를 짜면서 러·우 전쟁의 종전을 염두에 뒀다”며 2030년 인도, 아프리카·중동, 아시아·태평양, 러시아 지역 등 신흥시장 판매 목표치를 172만6000대로 제시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기아와 현대차는 2021년 러시아에서 35만4000대를 판매하며 단일 브랜드 기준 점유율 1위(23.3)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러·우 전쟁 이후 2023년 12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포함한 러시아 지분 100를 1만루블(약 17만원)에 매각하면서 2년 내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건을 달았다.
이에 따라 올해 12월 안에 공장을 재매입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다만 현대차그룹의 빈 자리를 중국 업체들이 채우며 시장 공략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시장 내 중국계 브랜드 판매량은 2021년 12만841대에서 지난해 93만6684대로 약 8배 급증했다.
점유율은 8.1에서 60.4로 확대됐다.
전쟁 발발 전 러시아에서 세탁기, 냉장고 등을 생산했던 LG전자도 최근 모스크바주 루자 공장을 부분 가동하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가동되지 않은 생산설비의 노후화 방지 차원에서다.
업계에서는 생산 재개를 앞두고 예열 작업에 착수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LG전자는 2022년 2월 현지 사업의 일부를 철수하기 전까지 러시아 세탁기·냉장고 시장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었다.
삼성전자도 시장 재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현지에 TV와 모니터를 만드는 공장을 갖고 있으며 전쟁 전 러시아 TV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기업들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도 준비하고 있다.
HD현대의 건설기계 계열사들은 현지 재건 사업을 위한 중장비 수요 예측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에 지사를 설립했고 HD현대건설기계는 복구 사업에 특화된 제품 개발을 추진 중이다.
국내 경기 침체와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국내 주요 건설사들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