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GDP 성장률에도 부정적 영향 끼칠 수밖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강화 조치가 외국인 관광객과 영주권자들의 입국 거부, 체포·구금·추방 등으로 이어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미국 방문을 꺼리는 여행객이 늘고, 외국인 입국자 수가 눈에 띄게 감소하자 전문가들은 관광산업 전반은 물론 미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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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
특히 3월에는 무려 10%나 줄었다.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 중 하나인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의 경우 지난달 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외국인 승객 수가 18만997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국자 수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강화된 입국심사 절차가 지목된다.
이민당국은 심사 과정에서 비자 요건을 더욱 엄격히 적용하고, 입국 신청자의 휴대폰과 소셜미디어 계정까지 확인하는 등 고강도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입국이 거부되거나 구금·추방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2일까지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구금 후 추방된 외국인은 약 3만7000명에 달한다.
하루 평균 450명 이상이 미국에서 쫓겨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관광객 감소가 단순한 방문자 수 감소에 그치지 않고, 미국 경제 전반에 장기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여행·관광 산업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5%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숙박·운송·외식·소매업 등 다양한 분야에 파급 효과를 미친다.
히참 자두드 남캘리포니아대 보바드 칼리지 교수는 “미국을 방문하던 관광객들이 대체 목적지를 찾고 있다”며 “이는 재방문율, 고객 유치 비용 등 여러 요소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관광산업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여행관광청(NTTO)은 올해 외국인 입국자 수 증가를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비즈니스·레저·가족 여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예약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자두드 교수는 “이 같은 예약 취소는 호텔, 식당, 렌터카 업체 등 관광과 연결된 모든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7240만명으로, 전년 대비 9.2%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들이 미국 내에서 소비한 금액은 2조9000억 달러에 달한다.
간접적인 서비스 산업까지 포함해 약 15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중에서도 캐나다는 미국 관광 산업의 핵심 시장이다.
지난해 캐나다인들은 미국에서 약 205억달러(약 29조6000억원)를 소비했다.
그러나 최근 캐나다 내 반미 감정 고조로 인해 관광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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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
이에 대해 쥐스탱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는 "미국 대신 캐나다 내에서 여행하자"고 촉구하기도 했다.
현재 캐나다~미국 노선 항공권 예약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0% 감소했다.
항공사들이 항공편을 3.5% 줄인 것과 비교하면, 여행 수요 감소폭이 훨씬 크다.
한 분석업체는 “무역 분쟁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여행객의 예약 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 입국이 까다로워지면서 각국 정부도 자국민에게 미국 방문 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주미한국대사관은 “최근 미국 정부의 불법 이민 단속 강화로 인해 예기치 않은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으니, 미국 방문 시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재까지 한국인 단체 여행객 중 입국이 거부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여러 여행사 관계자들은 “송출객 중 미국 입국이 거절된 사례는 아직 없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관광객 감소가 단기적인 수치 하락에 그치지 않고, 미국 경제 전체에 걸쳐 연쇄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관광은 단순히 숙박이나 항공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교통, 외식, 소매업 등 여러 산업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지출은 수많은 일자리를 지탱하는 기둥”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이 줄어든다면 고용 불안정성이 커지고, 이는 결국 미국의 GDP 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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